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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조한선 "'스토브리그', 연기 19년 만에 이런 대본 처음이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2-16 07:52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조한선(38)이 '스토브리그'를 보내는 마음을 드러냈다.

패션모델로 데뷔해 2001년 맥주 광고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조한선은 이후 2003년 MBC '논스톱3'로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해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 반해원으로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잠잠했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에 집중했던 그는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2013), SBS '그래, 그런거야'(2016) 등에서 연기를 보여준 바 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던 바 있다. 그러나 OCN '빙의'(2019)에서 희대의 살인마 역할을 확실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다시 각인됐다.

그런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작품은 바로 SBS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로 시작했다. 프로야구 프런트라는 새로운 소재를 내세우며 신선함을 안겼고,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동시간대 금토드라마 1위를 수성하며 2049 시청률 1위를 이어갔다.

화제의 드라마 속에서도 특별히 빛났던 조한선은 극중 임동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임동규는 드림즈의 4번 타자로 군림하며 영구결번까지 꿈꿨지만, 결국 바이킹스로 트레이드 당해 백승수(남궁민)와 대립하지만, 드림즈로 다시 돌아와 우승을 향해 함께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한선은 특히 "임동규에 과몰입했다"고 할 정도로 역할에 120% 몰입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한선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스토브리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한선은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히트를 칠 거라는 예상을 전혀 못했다. 그래서 촬영을 하면서도 임동규가 2회까지만 나오고 공백기기 있기 때문에 2회까지 최대한 임팩트 있고 구체적이고, 또 입체적으로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드라마가 크게 잘 될거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한선은 "누구나 작품을 할 때 '안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대박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없는 거 같다. 이렇게 잘 되니 (남궁)민이 형한테 고맙기도 하고, 워낙 잘 이끌어주시니 형이나 배우들이나 모두 잘 된 게 아닌가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별출연으로 출연하는 줄 몰랐다"던 조한선은 "방송을 보고야 내가 특별출연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렇게 하셨겠지 싶어서 물어보지도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략적으로 한 게 아닌가 싶었다. 임동규라는 역할이 2회까지만 나오게 된다고 알고 들어가기도 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는 걱정도 됐다. 스포츠 소재 드라마가 아주 옛날 빼고는 좋은 성적을 거둔 게 없었으니까. 저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보면서도 사실은 좀 놀랐다. 대본을 보고 스포츠 드라마가 아니라, 한 팀을 만들기 위해 물 밑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더라.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스포츠맨이 메인 소스처럼 들어가서 재미있었고 신선하게 봤다"고 말했다.

조한선이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에는 정동윤 감독과 이신화 작가가 준 믿음도 있었다. 그는 "작간미과 감독님을 보고 싶다고 해서 보게 됐는데, 궁금한 걸 물어보기도 했다. 임동규가 2회까지만 나오는데, 더 나오는지도 물어봤었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그때 저한테 믿음을 주셨다. '더 나올 거다'라고 확신에 차서 얘기를 해주셔서 선택을 했고, 대본은 그 후에 어떻게 나오는지 얘기해주시지는 않았었다. 큰 틀에 대해서 미리 말씀해주시지는 않았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신인 작가의 글이기 때문에 걱정이 됐을 수도 있지만, 조한선은 디테일한 대본에 대한 극찬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운동에 관한 이야기라 제가 우동선수를 했기 때문에 보는 시각이 있는데, 드라마의 디테일이나 대본, 그리고 프런트의 이야기라 자극적인 얘기도 꺼내고, 치부도 끌어내는 이야기가 많아서 걱정도 됐었다. 그리고 누군가 해야 한다면 이 드라마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감독님과 작가님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 이렇게 좋은 대본을 쓰셨다면 나름의 생각도 있었을 거고, 감독님이 연출하면 감각이 있으니 하셨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미팅을 했는데 완벽히 믿고 가게 된 거다. 배우가 감독과 작가를 믿고 가지 않으면 사실상 힘들다"고 소신을 밝혔다.

특히 이신화 작가는 마지막회 대본에 배우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임동규를 연기한 조한선에게는 '오피스드라마와 야구드라마를 넘나드는 건 배우님의 에너지가 전달 된 도움이 큽니다. 중간의 공백을 견뎌주시고 그 힘으로 홈런을 날리는 모습이 멋졌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대해 조한선은 "19년을 연기하면서, 대본 뒤에 이렇게 편지를 써서 주신 것을 처음 봤다. 역할도 작고 주연배우만 써도 힘드셨을 텐데, 일일이 선수들 한 명 한 명 다 거론하면서 편지를 써주신 걸 보고 사실은 울컥했다. 그 부분을 보고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선수들이 모두 다 그랬다. 16부 대본을 그래서 더 못 놓겠더라. 감동을 많이 받았다. 짠하고 아쉽고, 작가님께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죄송하고, 그런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세트 촬영하는 날에 촬영장에 오셨는데, 배우들이 모두 총집합해서 힘을 내는 걸 보고 작가님이 더 힘이 나셨다고 하더라. 글을 쓰시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이 들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사진=SBS '스토브리그' 제공
'스토브리그'는 최종회 1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1년 뒤 시즌에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드림즈의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에게도 희망을 품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가 그려지지 않은 바. '우승을 했을 것 같냐'고 묻자 조한선은 "우승은 못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한 번에 우승까지 이루기는 쉽지 않다. 팀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전력보강도 되고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런 것들 때문에 한 단계 팀이 성숙해지고 발전할 수 있던 계기가 된 것이지 한 번에 우승을 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라고 본다. 내년이라는 시즌이 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으로 가려고 한다"고 과몰입한 답변을 내놔 웃음을 자아냈다.

조한선은 '스토브리그'를 마친 후 단편영화 촬영을 이어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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