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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박혁권이 영화 '기도하는 남자'에 대해 말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태욱은 지독한 경제난 속에서 힘겹게 개척교회를 운영 중인 목사. 장모의 수실비가 급히 필요하게 되자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니는 중 후배에게 치욕스러운 거절을 당한다. 하지만 끝내 방법이 없던 그는 후배의 외도 사실을 빌미로 돈을 받아내려 하고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이날 박혁권은 '기도하는 남자'를 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보고는 각 등장인물을 감정 라인의 잘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해야겠다는 느낌이 딱 들었다. 대본을 읽고 바로 연락을 드렸다.
극중 가장 인상적인 신들린 듯한 화장실 기도신에 대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화장실에서 정신없이 기도하는 부분이 대본상에는 약간 방언 느낌이었다"며 "그런데 저는 방언하는 걸 본적도 없고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제가 의심의 많은 성격이다 보니 계시를 받아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본인들이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고 말했다.
영화 속 태욱처럼 기독교 신자라는 질문에 "교회는 어렸을 때 과자 준다니까 한두번 가봤다. 성당도 가보고 절도 가봤다. 지금은 무신론자인 것 같다. 의심이 많아진 건 배우가 되고 나서 그런 것 같다. 배우는 사람을 관찰하는 직업인데 던져주는 데로만 보면 답을 찾지 못할 때가 많아서 '왜'라는 질문을 많이 붙이고 의심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그걸 이용해서 이 캐릭터의 믿음이 뭘까 찾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를 다룬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영화 '기도하는 남자'. 박혁권은 "그래서 처음 작품 선택할 때 망설여지기도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개신교를 건들이면 안되지 않나. 개신교를 건들이면 제 앞으로의 배우인생이 힘들거 같기도 하더라. 그래서 감독님께 그 직업이 꼭 '목사'여야 하냐라고 묻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인물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업을 바꾸면 이야기의 틀이 많이 달라져야 될 것 같더라. 연기할 때는 목사라는 직업 자체보다 힘들어 하는 이 사람과 상황 자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도하는 남자'는 단편 '애프터 세이빙'으로 제31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고, 두 번째 연출작 '굿나잇'으로 제46회 대종상 영화제 단편영화 부문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강동헌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혁권, 류현경, 남기애, 백종승, 오동민 등이 출연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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