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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보니하니' 폭행, 성희롱 논란의 후폭풍이 '펭수 효과'를 한껏 누리던 EBS의 전성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보니하니'는 고현미 PD를 비롯해 총 3명의 여성 PD가 연출해왔다. 하지만 EBS는 '보니하니' 최종 제작 책임자인 김형순 유아어린이특임국장, CP(총괄 프로듀서) 정지응 유아어린이부장의 보직 해임을 시작으로 제작진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보니하니' 관계자는 EBS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된다. 김명중 사장은 "EBS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제작 시스템 전체를 꼼꼼히 점검하겠다. 상처받은 출연자에게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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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청자는 '리스테린 입 소독'이 화류계 여성에게 쓰이는 은어라고 주장해 더욱 논란이 커졌다. 방심위에는 EBS '보니하니'를 제재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영 교육채널 EBS '보니하니'에서 일어난 청소년 방송인을 향한 언어폭력, 신체 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12일 오후 3시 현재 6만 8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반면 최영수와 박동근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오랫동안 '보니하니'에 출연해왔고, 보니와 하니가 두 사람을 괴롭히는 장면도 많다며 '코미디 연기에 지나친 과민 반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보니하니' 제작진은 "폭력은 없었다. 출연자와 현장스태프 모두 확인했다.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며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심한 장난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며 2차례에 걸친 공식입장을 밝혔다. '리스테린'에 대해서도 "채연이 항상 방송 전 리스테린으로 가글을 하고 온다"고 해명했다. 당사자인 최영수와 김채연도 각각 "때리지 않았다", "폭행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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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수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보니하니'에 출연한지 13년째다. '웃찾사'로 시작했지만, 이제 EBS가 내 소속사라고 생각했었다. 그 인연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난 때리지 않았다. 흔한 상황극일 뿐이다. 억울하다. 저보다 채연이가 더 상처받았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울먹였다.
지난 2003년 9월 첫 방송된 '보니하니'는 올해로 방송 17년째를 맞이한 EBS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보니하니'보다 오래된 EBS 프로그램은 '방귀대장 뿡뿡이', '모여라 딩동댕' 단 2개 뿐이다. 지난달 29일 무려 4000회 특집으로 90분 생방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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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갑작스런 관심은 EBS에겐 버거웠을까. 뜻하지 않은 논란이 제기되자 '공영방송' EBS답게 빠른 대처는 커녕 논란을 부채질하기만 했다. 결국 EBS를 대표하는, 한국 어린이들의 '최애' 프로그램 중 하나인 '보니하니'는 방송 중단의 위기에 몰렸다. 차후 제작이 재개될지는 현재로선 미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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