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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공감이 최고의 희열" 뮤지컬 '아이다'를 이끄는 두 여신, 윤공주&아이비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9-12-12 13:23


◇뮤지컬 '아이다"에서 타이틀롤을 열연 중인 윤공주.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암네리스 역의 아이비.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아이비의 무게감과 카리스마에 압도당하는 느낌? 3년 만에 다시 함께 섰는데 등에 소름이 쫙 돋았어요."(윤공주)

"언니가 저보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배우로는 제가 감히 명함도 못 내밀죠.(웃음) 존재 자체가 저에게는 큰 힘이에요."(아이비)

두 여배우가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예사롭지 않다.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아이다'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윤공주와 '암네리스' 역의 아이비가 환상의 '케미'를 선보이며 무대를 이끌고 있다.

아이다와 암네리스는 뮤지컬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캐릭터로 유명하다. 아이다는 이집트에 포로로 잡혀온 약소국 누비아의 공주로 비록 노예의 신분이 되었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는 강인한 여성의 표상이다. 무대를 압도하는 힘과 지성미가 있어야 한다. 반면, 암네리스는 철없고 발랄한 공주에서 한 나라를 통치하는 파라오로 변모하는 성장의 아이콘이다.


◇윤공주의 'Dance of the robe' 장면. 백성들의 간절한 요청을 받아들여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윤공주와 아이비는 지난 2012년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에 함께 캐스팅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 뒤 '지킬 앤 하이드', 2016년 '아이다' 등에 함께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아이비한테 여러 번 놀랐어요.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털털해서 놀랐고,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 다시 한번 놀랐죠."(윤공주)

"뮤지컬 작업은 팀워크가 중요하지만 서로 경쟁하다보니 튈려고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하지만 언니는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항상 주위를 배려하는 따뜻함이 정말 대단해요."(아이비)

'아이다'는 불멸의 사랑과 함께 새로운 여성상을 이야기한다. 아이다와 암네리스, 서로 다른 이 두 캐릭터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두 배우가 보여주는 콤비 플레이는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공주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똑부러지는 연기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한 획을 그었다. 공주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앙상블과 함께 부르는 'The god loves nubia'는 객석을 압도하고, 라다메스와 듀엣으로 부르는 'Elaborate lives'에서는 애절함으로 관객을 숨죽이게 한다. 특히 영혼의 심연에서 끌어올린 소울과 힘이 실린 제스처는 마치 흑인여배우를 보는 듯한 착시현상마저 일으킨다. "진짜 누비아 공주라면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 절절함을 보여주고 싶었죠."(윤공주)


◇아이비가 부르는 'Every story is a love story'.오프닝이자 클로징 곡으로 '아이다'의 주제를 담은 넘버다.
아이비는 1막에서는 귀엽고 해맑은 매력의 아가씨에서 2막에서는 근엄한 통치자의 위엄으로 드라마를 정리한다. 사실 풋풋하고 상큼함은 아이비의 '특허품'이다. 주목할 점은 2막에서의 변신이다. 자신의 약혼자 라다메스와 노예였던 아이다의 사랑을 보면서 아픔을 안으로 참아내며 자비를 베푼다. 아이다가 '발산'이라면 암네리스는 '절제'인데, 이 절제가 잘 이루어져야 이 작품이 산다. 아이비의 암네리스는 이 점에서 확실한 방점을 찍는다.

"암네리스는 제 배우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역할이에요. 3년 전 처음 암네리스를 연기하기 전까지 주로 말괄량이 역을 많이 했잖아요? 정선아의 암네리스를 보고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용기를 내 도전했었죠. 암네리스 덕분에 배우로서, 나아가 인간으로서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아이비)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땀 흘리는 두 배우의 힘이 확실히 체감되는 이번 무대다.

'아이다'는 오리지널 제작사인 디즈니의 결정에 따라 아쉽게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두 배우는 "피날레 무대에 서게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 회 한 회 귀한 시간이라 관객들과 감동을 함께 하기 위해 더 집중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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