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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③봉준호 감독 "美아카데미 도전, 솔직히 기대 클수록 부담多"(청룡 인터뷰)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12-11 08:17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1.2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020년 2월 열리는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영화 대표로 봉준호 감독(50)의 '기생충'이 출품됐다. 이미 지난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전 세계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기생충'이 아카데미마저 집어삼켜 영화계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1일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바른손이앤에이), 감독상(봉준호), 여우주연상(조여정), 여우조연상(이정은), 미술상(이하준) 등 5관왕을 휩쓴 '기생충'은 이제 청룡에 이어 수상 릴레이의 마침표를 찍을 아카데미 시상식 도전을 준비 중이다. 한국 영화에 유독 철옹성과 같았던 아카데미 시상식.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또다시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을 만드는 게 아니냐며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의 유력 매체들도 '기생충'에 대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은 물론 작품상, 감독상, 갱상 등 다른 여러 부문의 유력한 후보로 점치고 있다.

외신 예측에서 끝나지 않았다. 실제로 '기생충'은 칸영화제 이후 제66회 시드니영화제 시드니영화상,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 제38회 밴쿠버국제영화제 슈퍼채널 관객상, 제43회 상파울로국제영화제 관객상, 제23회 할리우드 필름어워즈 필름메이커상, 제13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최우수작품상, 전미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특별상 등 각종 해외 영화상에서 끝없는 수상 릴레이를 펼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9일에는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갱상·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 최초 골든 글로브 후보 지명으로 또 다시 파란을 일으킨 것. 이런 '기생충'의 행보는 아카데미 도전이 비단 꿈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분위기 속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도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쏟아지는 기대를 뒤로하고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봉준호 감독은 "청룡도 예측이 참 어렵지만 아카데미 상도 예측이 참 어려운 것 같다. 지금 '기생충'을 두고 여러 매체로부터 예측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가하다. 모든 것은 실제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하는 그날이 돼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솔직히 나 역시 (국내의) 기대가 클수록 부담이 크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칸과 청룡 수상 이후 달라진 삶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그는 "항상 상이란 것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짐이 되기도 한다. 처음에 말했듯이 상을 받기 전이나 후나 변화 없이 하던 것을 하는 게 내 연출 모토다.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달라진 것은 없다. 상을 받았다고 이미 준비 중이었던 작품의 방향을 바꾸거나 혹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도 아니다. 늘 그랬듯이 상을 받기 전, '기생충'을 촬영하기 전부터 하나 또는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상태였고 지금도 그 프로젝트를 변함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장르가 곧 봉준호'라는 칭찬도 있는데 뻔한 공식과 관습, 다른 감독이 이미 했던 방식을 절대 따르지 않겠다는 마음은 있다. 과격하거나 은근하거나. 어쨌든 무언가 다른 길을 가고 그것을 통해 관객의 예상을 깨트리는 게 내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MC를 맡은 이번 청룡영화상은 청정원 인기스타상과 청정원 단편영화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을 제외한 15개 부문의 시상이 이어진다.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1.21/
남은 아카데미 도전 이외에도 두 편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봉준호 감독. 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형태의 공포 액션 영화로, 서울 한복판에 벌어지는 어떤 사건을 다룬 한국어 프로젝트와 2016년 런던 신문에도 다뤄진 실제 사건을 출발점으로 삼은 영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두 편의 신작 모두 '마더'와 '기생충' 같은 비교적 아담한(?) 사이즈의 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봉준호 감독.

그는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나의 연출 인생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 멀고 험한 길을 한발 한발 걸어가는 여정 속에서 청룡 감독상은 하나의 좋은 격려 내지는 응원이 된 것 같다. 뚜벅뚜벅 걸어갈 때 뒤편에서 힘내라고 외쳐주는 응원의 고함이라고 여기겠다"고 다짐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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