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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명 연습생은 무슨죄"…'프듀X', 투표조작 경찰내사→논란ing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9-07-28 14:1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0명의 연습생은 대체 무슨 죄일까.

Mnet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의 투표조작논란이 불거진지 9일째다. 경찰까지 나서 해당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결국 상처와 피해를 받는 이들은 Mnet도 '프듀X' 제작진도 아닌, 20명의 무고한 연습생 뿐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7일 "Mnet의 의뢰를 받아 투표조작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앞서 Mnet은 26일 "논란 이후 자체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공신력 있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 수사에 적극협조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 지겠다.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싸늘한 반응이다. 아무리 경찰 내사에 돌입했다 하더라도 Mnet의 해명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론이 Mnet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Mnet이 그동안 보여준 행보를 되짚어보면 무리도 아니다.

19일 '프듀X' 엑소원 멤버 선발 이후 투표조작의혹이 불거졌다. 1위 김요한(133만4011표)과 2위 김우석(130만4033표), 3위 한승우(107만9200표)와 4위 송형준(104만9222표), 6위 손동표(82만4389표)와 7위 이한결(79만4411표), 8위 남도현(76만4433표), 10위 강민희(74만9444표)와 11위 이진혁(71만9466표) 등이 모두 2만 9978표차를 보인데다 20위권 내의 표 차이를 분석했을 때 '7494'나 '7595'와 같은 특정 숫자 배열이 반복되며 조작 의혹이 야기된 것이다.

하지만 Mnet 측은 자신들도 이 '마법의 숫자'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일 뿐 공식입장은 발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에 팬들은 분개했다.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제서야 Mnet 측은 "19일 생방송에서 데뷔 멤버 11명을 발표하며 사전 온라인 특표수에 생방송 문자 득표수를 합산한 개별 최종득표수를 공개했다. 방송 종료 후 제작진은 최종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 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했다. 확인결과 최종 순위는 이상 없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 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 제작진은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뒤 각 연습생의 득표율을 계산해 최종 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 했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순위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논란 발생 5일이 지나고 나서야 오류를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고도 순위 변동이 없다는 것도,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쉽게 납득 되지 않는 일이었기에 반쪽짜리 해명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결국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나서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입장까지 발표하고 나서야 Mnet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Mnet의 대응을 요약하자면, '국민 프로듀서'들이 의혹을 제기하며 분노했을 때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법적 대응을 예고하니 오류를 인정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 나서니 '사실 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경찰에 '프듀X'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런 행태에 신뢰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프로그램 제작 주체를 믿을 수 없으니 논란이 꺼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파이널 무대에 참여한 20명의 연습생이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김요한(위엔터테인먼트) 김우석(티오피미디어) 한승우(플랜에이) 송형준 강민희(스타쉽엔터테인먼트) 조승연(위에화엔터테인먼트) 손동표(DSP미디어) 이한결 남도현(MBK) 차준호(울림엔터테인먼트) 이은상(브랜뉴뮤직)은 엑스원으로 꼽혔지만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8월 27일 고척돔 데뷔 무대가 잡혀있긴 하지만 경찰 수사과정에서 조작이 밝혀진다면 순위 변동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섣불리 활동을 시작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른 9명의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팬들은 '바이나인'으로 데뷔해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Mnet 측은 26일 생방송 경연에 참여한 20명 연습생들의 소속사를 불러모아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히는 동시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데뷔조에 추가 합류를 시켜야 할지 다른 그룹으로 데뷔를 원하는지'를 물었다. 한마디로 경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엑스원 아닌 다른 멤버들도 활동을 전개하기에 눈치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도록 '회유'에 나선 것이다.

Mnet의 알수 없는 행보와 끝없는 논란 속에 20명의 연습생들의 꿈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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