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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진범'은 매 작품 섬세한 감정선과 밀도 높은 연기로 호평받는 유선이 가세해 눈길을 끈다. 1999년 '마요네즈'(윤인호 감독)를 시작으로 TV와 영화를 오가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유선. 그는 공포 영화 '4인용 식탁'(이수연 감독) '가발'(05, 원신연 감독)에서 선한 외모와는 상반되는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공포퀸'으로 등극했다. 여기에 '검은 집'(07, 신태라 감독) '이끼'(10, 강우석 감독) 등으로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보인 그는 이후에도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고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했다.
'진범'을 통해 스릴러 연기의 화룡점정을 찍은 유선은 살인범으로 몰린 남편을 구하려는 다연으로 변신, 처절하고 극한 감성 연기를 펼쳐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낸다. 남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히스테릭한 모습과 불안한 심리를 디테일하게 표현해낸 그는 올여름 관객을 완벽히 사로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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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극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에너지가 센 역할을 하게 됐다. 누군가 내게 '뺨에 눈물이 마를새가 없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니 그동안 정말 내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던 것 같다. '진범'도 매일 매일 감정신이었다. 보는 분들이 나를 통해 지치지 않게, 또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감정의 수위를 나름대로 정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다 같은 감정신이어도 상황이 다르지 않나? 각각의 상황에 맞는 감정의 세분화해 연기하려 했다"며 "격하고 극단적인 상황의 인물을 연기해왔는데 솔직하게 내겐 어려운 숙제였다. 전작에서는 아이를 학대하는 엄마를 연기한 캐릭터였는데 과정이 정말 고통스러웠다. '진범'은 숙제가 많은 인물이었다. 그나마 '진범'은 숙제를 같이 나누는 동료들이 있었서 그 안에 힘을 받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동료들 덕에 힘겨운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의지가 됐다. '어린 의뢰인'은 외로운 싸움이었고 과정이 '진범'보다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범'과 '어린 의뢰인'까지 다 끝내고 나니까 흥행과 상관 없이 보신 분들은 내가 말하고자 한 목적을 다 이해해주는 것 같아 다행이다. '어린 의뢰인' 때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됐다. 한편으로는 실제 모습과 오해도 받을 수 있는데 다들 '고생 많았다' '힘들었겠다' 말해줘서 위로가 됐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검은 집'도 그랬고 매 작품 어려운 숙제를 하고 있는데 그 도전들에 대해 한 번도 후회는 없었다. 도전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성장한 기분이다. 시간이 지나면 내공이 쌓이고 누적이 되면 더 큰 모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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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기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유선은 "지난해 영화'진범'과 '어린 의뢰인'(19, 장규성 감독)을 찍고 올해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선택했다. 아마 일상의 편안함으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있어서 주말극으로 돌아간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생활밀착형 이야기다. 연기도 가장 편안한 상태다. 그런 연기를 오랜만에 하면서 스스로 힐링됐다. 풀어지는 연기 속에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긴장감 있는 연기 텐션도 조금 여유가 있어지게 됐다. 결과적으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좋은 발란스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 딸'로 활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요즘들어 주말드라마를 하고 있는게 다행인 것 같다. 영화에서 보여준 극적이고 섬뜩한 모습을 희석시켜주는 것 같다. 한 관객이 내 SNS를 통해 '어린 의뢰인' 잔상이 남는다며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래서 댓글로 빨리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보라고 했다. 주말드라마와 동시에 묵직한 영화를 해서 나 역시 우려를 많이 했는데 오히려 드라마가 많이 희석해주는 것 같다. 배우 유선의 색깔이 중화되는 느낌이라 나에겐 굿 타이밍인 것 같다. 오히려 감사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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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흥행이라는 것은 배우가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감독의 연출만으로도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개봉 시기부터 배우, 스태프, 작품 등 여러가지가 다 맞아 떨어질 때 그나마 흥행이 이뤄지는 것 같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내려놔지는 부분도 있다. 이번에도 '진범'이 여름 한복판, 제일 황금기에 개봉하게 됐다. 큰 대작과 함께하게 됐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관객이 극장으로 많이 몰리기 시작할 때라 우리 영화도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모두가 똑같은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지 않나?"며 "나는 항상 기적을 꿈꾼다. 시작할 때는 기적을 꿈꾸고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다. 때로는 내려 놓더라도 마음 한편으로는 기적을 꿈꾼다. 이번에도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낙심하지 않을 만큼 보호하면서 한편으로는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송새벽, 유선, 장혁진, 오민석, 한수연 등이 가세했고 고정욱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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