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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폭풍'같은 밤을 보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장르가 곧 봉준호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언제나 장르 영화 감독이라 생각한다. 난 장르 영화를 만드는데 장르 규칙을 잘 따르지 않는 이상한 장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이번에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한 배우들 덕분이다. 기이하고 변태적인 이야기도 여기 모인 배우들의 격조있는 연기 덕분에 소화할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괴물'·감독 주간), 2008년('도쿄!'), 2009년('마더'·이상 주목할 만한 시선), 2017년('옥자'·경쟁 부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칸을 누비고 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총 출동한 초대형 블록버스터였던 전작 '설국열차' '옥자'와 달리 '기생충'은 한국 배우들로만 이뤄진 작품이라 감흥은 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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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항상 작가로서의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이 있는데 그걸 매 작품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만든 것 같다. 그런 모습이 지금의 '기생충'의 영화를 통해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를 보여준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기생충'은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함께하며 한국 영화계에 묵직한 감동을 선사해 왔다.
기택네의 반지하 집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에서만 보이는 반지하가 있다. 한국만의 독특한 뉘앙스를 가진 곳이다. 지상이라 믿고 싶은 지하다. 햇살이 들지만 눅눅하고 곰팡이가 핀다. 자칫 잘못하다간 지하로 꺼지는 느낌이 있다. 묘한 반지하만의 뉘앙스가 있는데 여러 서구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 영화만의 지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가 정교함이다. 다들 '봉테일'이라고 하지 않나. 본인은 싫어하는 수식어지만"이라며 "배우가 시공간을 메꿔야 한다는 강박증이 없어진다. 봉준호의 세계에 모든 것이 계산됐고 정교하게 구축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는 편하게 임할 수 있다. 필요 이상의 안 좋은 연기를 할 필요 없고 딱 좋은 연기만 할 수 있게 현장을 만들어줬다. 무엇보다 밥 때를 너무 정교하게 잘 지켜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들이 굉장히 행복한 환경해서 임할 수 있었다"고 재치있는 너스레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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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장네 순진하고 심플한 사모님 연교 역을 맡은 조여정은 "가장 실제에 가까운 순간들을 봉준호 감독이 찾아갔다. 현장에서도 그런 재미가 있었다. 이 영화 안에 모든 캐릭터가 다 있더라. 봉준호 감독은 때론 기태가 됐다가 연교가 되기도 한다. 배우들은 작품 속에서 아주 진짜같은 순간들을 표현하는게 평생의 숙제다. 그게 막연할 때가 많은데 현장에서 봉준호 감독은 배우와 함께 찾아갔다. 그런 과정이 놀랍고 아주 멋었었다"고 감탄을 쏟아냈다.
이틀 간의 공식 일정을 마친 송강호를 비롯한 '기생충'의 송강호는 23일 귀국길에 오르고,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이 발표되는 26일 폐막까지 칸을 지킨다. 칸(프랑스)=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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