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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데뷔 17년차, 40대에 접어든 남궁민(42)이 자신만의 소신을 드러냈다.
남궁민은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닥터 프리즈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남궁민은 '닥터 프리즈너'의 성공과 아쉬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초반부 힘있는 전개로 시청률 두 배 상승이라는 기분 좋은 반전을 만들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진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남궁민은 "시청률은 잘 나와서 기분은 좋다. 시청률 때문에 기분이 좋았던 것은 2회(중간 유사광고 포함 4회)가 끝난 뒤였다. 첫 회가 9%가 나왔고, 2회가 14%가 나왔는데 아무리 배우들이 '연기에만 매진한다'고 해도 저희는 돈을 받고 연기하는 상업적 배우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말이 안 되는 거 같다"며 촬영 전과 첫방송 전 시청자들에게 '닥터 프리즈너'를 선보이며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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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다. 극중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긴 대사로 설명하려 하다 보니 '극이 늘어진다'는 반응이 이어졌던 것. 남궁민은 "초반에는 상황적인 부분을 많이 담을 수 있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하고 빠른 시간내에 대본을 뽑아내다 보니 상황적인 것을 잘 살려서 대본이 안 나왔을 때도 있었고 그리고 그런 여건이 안될 경우도 있었지만, 당장 우리가 내보내야 하는데 수정하고 그런 상황적 여건은 안됐던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대사로 진행하는 부분이 있었고 반복적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에 있어서는 저나 작가님, 배우들 다 아쉬움이 있었겠지만 그 상황에서 최선을 뽑아 내보자고 많이 노력했고 그걸 연기자들의 연기로 커버하려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같이 출연한 분들이 연기를 너무 잘 해주셔서 비록 부족했지만 그런 부분들이 잘 커버가 된 거 같다. 마음 같아서는 상황이 없고 대사만 있다고 했으면 시간만 있다면 상황을 다시 만들어서 찍고 싶지만, 드라마 현실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아직 힘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남궁민은 "누가 드라마 제작사 아니냐고도 하더라"며 웃었지만, 그는 심각하게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배우였다. "사전제작의 경우에도, 보통 사람들은 사전제작을 하면 수정하면서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드라마를 촬영하는 일수 자체가 돈이기 때문에 사전제작 촬영하는 분들도 노동법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빡빡하게 촬영하는 분들이 있더라. 계약을 한달로 하느냐 일수로 하느냐의 문제이고 이런 제작환경은 앞으로도 개선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드라마의 환경은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 살아야 하는 돈의 문제다. 가끔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이럴 거면 사전제작을 해라'라고 하시는데 답글을 달고 싶어도 답글을 못 달았다. 모두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 한명의 탓이라고 돌릴 수 없다."
남궁민은 '미녀 공심이' 등을 통해 주인공으로 발돋움한 케이스다.'주인공'이 된지 3년 정도 된 셈. 그는 "어릴 때부터 주인공을 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을 한지 2~3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거 같다.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거 같고 저 자체의 캐릭터를 진행 시키는 것이 배우의 일이지만, 배우가 같이 아우르고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그런 배우가 돼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의 현실인 거 같다"고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궁민은 인터뷰 내내 '책임감'에 대해 언급했다. 남궁민은 "누가 저보고 제작사 같다고 한다. 예전에는 제 연기에만 집중하면 됐다.그런데 이제는 후배가 들어오느냐 상대가 들어오느냐, 후배가 들어와서 이 친구가 연기가 부족하면 채워줘야 하고, 감독님과 상의도 해야 하고 앙상블이 잘 안 이뤄지는 상황이면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드라마의 성공과 굉장히 직결된다. 드라마의 좋고 나쁨, 드라마의 완성도에 있어서 영향을 주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신경을 써야 되는 것이 맞는 거 같고, 그런 것들을 배우에게 요구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조금씩 보이고 웬만하면 '그래 좋아 나 연기 잘해' 이랬다면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드라마가 잘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드라마가 잘돼야 그 안의 캐릭터도 빛나는 거지 드라마가 안되면 그 안의 캐릭터들이 아무리 빛과 같은 연기를 해도 캐릭터들이 보이지 않고 묻히기 때문에 드라마를 잘 되게 하는 것이 저는 또 다른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주연의 자세'를 보여줬다.
갑자기 생긴 '책임감'의 이유를 나이 탓으로 돌린 그다. "준상이 형을 보면서 그런 영향을 받았다. 제가 사람들과 단절된 생활을 해왔고, 단절된 이유가 숫기도 없고 자신감도 없어서 그랬는데 저도 나이가 들기도 해서 마흔이 넘으면서 그러 것들이 편해지더라. 어디가서 쭈뼛 거리는 것보다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이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하기 전까지 기다려주고 보는 것도 나이가 들면서 생긴 습관 같다. 준상이 형이 너무 저에게 사람냄새나게 다가와주셨고 선배의 모습이어야 한다면 이 사람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책임감이 생긴 결정적 이유는 잘 모르겠다. 주인공이 돼서 생긴 거 같지는 않고 그런 것에 대해 점점 돌아보는 시기인 거 같다. 좋은 드라마, 성공적인 드라마가 되러면 애로사항과 오해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정리하고 누군가 잘못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잘못됐다고 싸우기도 하고 그래야 되는 거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남궁민은 '닥터 프리즈너'를 마친 후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하며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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