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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남궁민 "'닥터 프리즈너' 후반부 빠진 힘 아쉬워..제작의 현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5-22 08:01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지담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남궁민(42)이 '닥터 프리즈너'에 대한 만족감과 아쉬움을 털어놨다.

남궁민은 2002년 SBS 드라마 '대박가족'으로 데뷔한 이후 '키다리 아저씨'의 이미지를 간직했던 배우다. KBS1 '금쪽같은 내새끼'(2004)나 KBS2 '장미빛 인생'(2006), KBS2 '부자의 탄생'(2010), MBC '내 바음이 들리니'(2011), MBC '구암 허준'(2013), tvN '로맨스가 필요해3'(2014), tvN '마이 시크릿 호텔'(2014)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SBS '냄새를 보는 소녀'(2015)와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에서는 역대급 악역을 보여주며 색다른 인상을 심기도 했다. 아직도 남궁민의 인생캐릭터를 꼽는 질문에는 '리멤버'의 남규민이 등장할 정도. 이후 SBS '미녀공심이'(2016)로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으로 활약했고, KBS2 '김과장'에서는 을(乙)을 대표하는 김성룡으로 등장하며 당시 연기대상 대상 후보로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남궁민은 '김과장'으로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SBS '조작'(2017)과 SBS '훈남정음'(2018)으로도 주인공을 연기했다.

남궁민은 최근 종영한 KBS2 '닥터 프리즈너'(박계옥 극본, 황인혁 연출)에서 태강대학병원에서 의료사고로 퇴출된 베테랑 외과 의사 나이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나이제는 극중 천재 외과의사이자 '다크 히어로'로 악에 악으로 맞서는 모습 등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닥터 프리즈너'는 첫 방송을 8.4%로 출발, 4회(중간 유사광고 표함) 만에 14.1%를 달성하는 등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뤄낸 작품이다. 최종회에서는 1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남궁민은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최근 종영한 '닥터 프리즈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닥터 프리즈너'는 특히 긴장감 넘치던 초반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대사'로 설명하는 듯한 장면이 다수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초반에는 '상황 설명'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이해시켰다면, 후반부에는 대사로 설명하는 장면이 많아지며 극에서도 '늘어진다'는 반응이 이어졌던 것.

이에 대해 남궁민은 "초반에는 상황적인 부분을 많이 담을 수 있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하고 빠른 시간내에 대본을 뽑아내다 보니 상황적인 것을 잘 살려서 대본이 안 나왔을 때도 있었고 그리고 그런 여건이 안될 경우도 있었지만, 당장 우리가 내보내야 하는데 수정하고 그런 상황적 여건은 안됐던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대사로 진행하는 부분이 있었고 반복적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에 있어서는 저나 작가님, 배우들 다 아쉬움이 있었겠지만 그 상황에서 최선을 뽑아 내보자고 많이 노력했고 그걸 연기자들의 연기로 커버하려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같이 출연한 분들이 연기를 너무 잘 해주셔서 비록 부족했지만 그런 부분들이 잘 커버가 된 거 같다. 마음 같아서는 상황이 없고 대사만 있다고 했으면 시간만 있다면 상황을 다시 만들어서 찍고 싶지만, 드라마 현실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아직 힘들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사전제작의 경우에도, 보통 사람들은 사전제작을 하면 수정하면서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드라마를 촬영하는 일수 자체가 돈이기 때문에 사전제작 촬영하는 분들도 노동법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빡빡하게 촬영하는 분들이 있더라. 계약을 한달로 하느냐 일수로 하느냐의 문제이고 이런 제작환경은 앞으로도 개선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드라마의 환경은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 살아야 하는 돈의 문제다. 가끔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이럴 거면 사전제작을 해라'라고 하시는데 답글을 달고 싶어도 답글을 못 달았다. 모두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 한명의 탓이라고 돌릴 수 없고 저 또한 불만이 많지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며 알았다. 어릴 때부터 주인공을 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을 한지 2~3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거 같다.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거 같고 저 자체의 캐릭터를 진행 시키는 것이 배우의 일이지만, 배우가 같이 아우르고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그런 배우가 돼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의 현실인 거 같았다"고 말했다.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지담 제공
남궁민은 이야기에 대한 아쉬움을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아쉬운 것은 어찌 됐든 나이제라는 인물이 그려지는 과정에 있어서 처음 이 드라마를 하기로 하고 감독님, 저 작가님이 만났을 때 1,2,3부밖에 안나온 상태였고 제가 그분들께 말하고 그분들도 동의한 것은 나이제가 지난 3년 동안 무슨 행동을 했을지에 대해서 정확한 타임라인에 대한 '이 사람의 감정변화가 생기면 좋겠다. 그런 게 있어야 이 사람의 타임라인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정확한 타임라린이 있어야 5,6부 이후 감정선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사가 있는 사람의 대사와 없는 사람의 대사는 무게감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사실은 드라마가 진행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을 잘 못 살리고 급박하게 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을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중반 이후부터는 시추에이션을 풀어가고 정확한 설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추에이션 메이커가 된 느낌이라 부족한 부분과 나이제가 처음에 비해 떨어진 부분들을 이재준이나 선민식 등이 채워줬고, 얘기가 반복적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걱정을 했는데 나이제로서 해결할 수 있는 서사가 없는 상황이었고 나머지 배우들이 잘 메워준 거 같아서 드라마를 간신히 잘 마무리할 수 있던 거 같다"고 공을 돌렸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에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궁민은 "워낙 연기를 다 잘하는 분들이라 앙상블이 좋았다. 서로 적대되는 극에서 으르렁대는 관계일수록 배우끼리는 소통이 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이 안되고 약속이 안되고 누군가가 자기만 빛나려고 하면 그 안에서 서로 감정이 상할 수 밖에 없는 경우다. 특히 이 드라마에 다른 분들도 연기를 잘하지만 ,병철이 형에게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도 '닥터 프리즈너'라는 드라마의 처음 시작,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라는 것을 인식시켜준 것이 선민식과 나이제의 싸움이고, 어떻게 할지에 대해 서로 시뮬레이션도 많이 했고 리허설도 많이 했다. 그런 대화의 과정에서도 배우로서 존중이 있었고 믿음이 있어서 형과의 작업이 즐거웠던 거 같고 나중에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짙었기 때문일까.
남궁민은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16부작은 미니시리즈로서 좀 힘든 길이인 거 같다. 저는 한 12부 정도가 되면 조금 더 나을 거라고 본다. 보통 4부가 나오고 시작하는데 4부 나오고 방송하면 1부 방송할 때 한 4부 마지막을 찍고 있고 5부를 찍는데 이러다가 따라잡힌다. 그러면 편안히 생각할 시간이 없다. 작가들도 고칠 시간이 없고 그러다 보니 그렇다고 제작사가 '그럼 너희가 편하게 작업해 내가 그렇게 나가는 것에 있어서 돈을 다 댈게'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12부가 되면 조금 더 괜찮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2부가 되면 방송국에서는 단가가 안 맞는다. 수익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있는 거 같다. 4부가 나가고 끝날 때까지 광고가 다 완판 됐다고 하더라. 드라마는 누구 한명과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화살이 한쪽으로 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나쁜 분들은 화살을 맞아야 한다고 보지만 어떻게 보면 제작사는 손해를 볼 수 있고 누구는 이득을 볼 수 있다. 비난을 하더라도 정확히 파악해서 비난의 화살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남궁민은 '닥터 프리즈너'를 마친 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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