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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조용필·방탄소년단 모시고파"…'스케치북 10주년' 유희열의 각오(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04-23 17:18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배로는 조용필, 후배로는 방탄소년단(BTS)을 꼭 모시고 싶다. 한번 구경이나 하고 싶다."

'유희열의스케치북' 유희열이 방송 10주년을 맞이한 소회를 밝혔다.

2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유희열의 스케치북 10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MC 유희열을 비롯해 조준희-박지영 PD가 참석했다.

이날 MC 유희열은 "1회 때 녹화가 끝나고 대기실에서 기자 몇분과 간단한 기자간담회를 한 기억이 난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라며 "기분이 좋다"며 첫 인사를 건넸다.

조준희 PD는 "10주년 기념으로 큰 계획도 꿈꿨는데, 음악을 보여주고 뮤지션과 토크하는 기본에 충실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유희열 본인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무대를 준비했다. 잘돼야할텐데, 기대가 크다"며 웃었다. 박지영 PD는 "제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 아니겠냐"면서 "시청자로도 즐겨온 프로그램인데, 10주년을 함께 하게 돼 뿌듯하고 기쁘다. 오래오래 한국 대중음악의 브랜드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거들었다.

유희열은 "10주년 의미 부여를 생일상이라고 친다면, 내가 받고 싶은 생일선물로 '평상시대로 똑같이'를 부탁했다"면서 "제게 노래를 시키고, 그걸 또 음원으로 내겠다고 한다. 토이 7집 이후에 첫 음원이다. 생일빵 맞는 기분"이라며 한숨도 쉬었다. 박지영PD도 "유희열이란 MC의 아이덴티티다. 기본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10년 전만 해도 유희열은 가수이자 라디오 DJ일 뿐, TV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당대 최고의 예능 '1박2일' 섭외도 거절했던 그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MC를 맡았고,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다.

유희열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참 삶이라는 게 알수없다"면서 "'스케치북'에서만 PD 26명을 만났다. 그 인연으로 여러 방송을 하게 됐다"면서 "예능에 대한 야망 같은 건 단 한 번도 없었다. 운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대화의희열'도 '스케치북' PD 입봉작이다. CP로 저랑 스케치북을 3번이나 같이 한 분이다. 전 방송인으로서 계획이나 야망은 없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갖는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희열은 "방송을 하면서 음악을 많이 열심히 못했다. 그 부분은 자책하는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유희열의스케치북'은 1992년 '노영심의 작은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로 이어지는 심야 음악토크쇼의 명맥을 이어온 정통 음악 프로그램이다.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 이래 전작들을 넘어 최장기간 방영되고 있는 '스케치북'은 26일 10주년이자 440회를 맞이한다.

유희열은 "제작비나 경쟁성 때문에 위기가 많았다. 시청률도 높지 않다. 그동안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스케치북'은 일이 아니라 음악 활동이다. 계속 채워지는 맥주를 마시는 느낌"이라며 미소지었다.

이날 현장에는 KBS 양승동 사장도 등장, 유희열과 강승원 음악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양승동 사장은 "스케치북은 KBS2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라며 "지난 10년간 고맙고, 앞으로 10년 더 잘 부탁드린다. 유희열 씨가 이곳에서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격려했다.


유희열은 새로운 뮤지션을 찾아도 섭외가 쉽지 않다고 고백하며 "그 기분 이해한다. 저도 한때 TV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말을 너무 못했다며 자괴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면서 "말은 제가 대신 하겠다. 마음 열고 나와주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케치북은 출연자가 고지되지 않는다. 어떨 땐 딱 소개했는데 객석이 싸늘하다. '아 왜 하필 내가 왔을 때'라는 기분을 확 느낀다. 그러던 관객들이 노래 끝나고 나서 진심으로 환호할 때면 정말 짜릿하다"며 웃었다.

하지만 '스케치북'은 심야 프로그램이고, 시청률은 2%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유희열은 "음악도 비지니스다. 하지만 '이 음악은 세상에 나와야한다' 싶어서 할 때가 있다"면서 "비지니스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우리가 있어야 누군가는 숨을 쉬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전엔 '음악도시'나 '라디오천국'이었다. 지금은 '스케치북'이 제 생활의 중심"이라며 "가끔은 고민이 많다. 좀더 젊은 친구에게 넘길까 싶다는 고민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네가 필요없으면 제작진이 그만두라고 할 것'이라는 배철수의 조언 덕분에 고민을 하지 않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유희열은 '모시고 싶은 뮤지션'으로는 "언제나 조용필 선배님이다. 사실 대답없는 메아리"라며 멋적게 웃은 뒤 "후배 중에는 방탄소년단(BTS)이 나와주길 바란다. 미국에서 빌보드 1등하는 친구들, 구경좀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DJ로 10년, '스케치북' MC로 10년 해온 한국 음악계의 큐레이터"라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희열은 "사실 이름이 붙은게 부끄럽다. 전국노래자랑도 송해의 전국노래자랑 아닌데"라며 "제작진과 20년 넘게 함께 해온 밴드, 사전 MC를 10년동안 해준 딩동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강조했다.

'스케치북' 10주년 방송은 특집이 아닌 여느 때와 같은, 그간 늘 해온 대로 '음악'과 '소통'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 될 예정이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김현철이 10년만에 첫 출연하며, 믿고 듣는 가수로 거듭난 크러쉬과 무대를 꾸민다. 스케치북을 통해 음원강자로 자리매김한 볼빨간 사춘기, 비범한 음악의 소유자인 인디 포크 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가 지상파 방송 사상 처음으로 소개된다. MC 유희열도 이날만큼은 MC가 아닌 가수로 무대에 선다.

10주년을 맞이한 '유희열의 스케치북' 440회는 26일 오후 11시 20분, KBS2에서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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