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역의 크기와 분량에 상관없이 작품 속에서 언제나 최고의 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이성민과 한지민. 그들의 변신이 통했다. 영화 속에서 전혀 새로운 얼굴로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에게 주연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22일 사단법인 한국영화평론가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의 이성민과 '미쓰백'(이지원 감독)의 한지민이 오는 11월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되는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남녀주연상을 받는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열렸던 제27회 부일영화상에 이어 영평상에서도 남우주연상을 받게 된 이성민. 부일상, 영평상 뿐 아니라 앞으로 열릴 영화상에서도 유력한 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그는 언제나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고이자 최선의 연기를 보여줬다. tvN '미생'(2014)를 통해 뒤는게 빛을 발하며 스타급 배우의 자리에 올라 선 뒤에도 주연과 조연을 따리지 않고 을 통해 뒤늦게 빛을 오로지 역할과 작품에만 충실하며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그랬던 이성민은 지난 8월 개봉해 497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불러모은 '공작'에서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을 맡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색깔의 연기를 완벽히 보여줬다. '미생' 이후 여러 작품에서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적인 매력은 물론, 설득과 협박, 회유를 적절히 배합하는 능력까지 갖춘 강인한 북한의 고위관리층의 모습을 완벽히 표현한 것. 냉철한 판단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채 무엇이 조국을 위한 길인지 깊이 고민하는 인물을 섬세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게 연기했다.
'미쓰백' 한지민 역시 파격 변신으로 영화 팬들은 물론 평단의 마음까지 단숨에 훔쳤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사랑스러우면서도 유쾌한 이미지를 선보이며 사랑받아 온 한지민. 하지만 '미쓰백'에서 한지민은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지키려다가 전과자가 돼 버린 백상아 역을 맡아 기존의 이미지를 180도 뒤집는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 세상 그 누구도 믿지 않고 마음을 문을 닫은 채 외롭게 살아가던 백상아가 자신의 과거와 닮아있는 소녀 지은(김시아)을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에 처절하게 맞서는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해줬다.
앞서 여성 주연의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충무로에서 한지민은 '역린', '장수상회', '밀정',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작품에서 기꺼이 자신보다 다른 배우들과 캐릭터를 받쳐주는 연기를 보여주며 제 역할을 해왔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충무로에 등장한 여성 원톱 영화 '미쓰백'으로 마침내 포텐을 터뜨리며 자신의 한계를 깨뜨린 것은 물론, 여성 주연 영화의 힘을 보여줬다.
한편,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은 11월 13일 오후 6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신지혜 아나운서와 배우 김지훈의 사회로 진행된다. 영화 '1987'(장준환 감독)이 작품상을, '공작'의 윤종빈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다. 이성민과 한지민이 남녀주연상을 받고 '공작' 주지훈과 '미쓰백' 권소현이 남녀조연상으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신인 감독상과 남녀신인상은 '소공녀' 전고운 감독과 '안시성' 남주혁, '박화영' 김가희에게로 돌아갔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영화 '공작'·'미쓰백'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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