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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갓지성X갓지민"…'아는와이프', 수목극 최강자 된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8-17 11:2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아는 와이프'가 수목극 최강자로 올라섰다.

16일 방송된 '아는 와이프'는 평균 7.3%, 최고 8.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전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tvN 타깃 시청층인 2049 시청률 역시 평균 5%, 최고 6.2%로 자체최고기록을 넘어섰다. 이로써 '아는 와이프'는 전작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이어 또 한번 지상파의 기록을 넘어서며 tvN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사실 '아는 와이프'는 반신반의 했던 작품이다. '아는 와이프'는 방송 전 현실부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데다 이들이 과거로 돌아가 서로의 소중함을 되새긴다는 내용도 겹쳐 장나라 손호준 주연의 '고백부부'와 비교선상에 놓였다. 그래서 시청자는 비슷한 설정에서 오는 기시감을 어떻게 지워낼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했던 대로 '믿고 보는' 지성과 한지민의 차진 열연은 모든 우려를 깨버렸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캐릭터 맞춤형 연기로 '갓지성'에 등극한 지성은 이번에는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특이점 하나 없는 평범한 대한민국 유부남으로, 각박한 사회생활에 찌든 가장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해냈다. 상사에게 쪼이고 후배 뒷수습에 치이며 어떻게든 승진을 해보겠다고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은 수많은 직장인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이기적인 마음에 과거로 돌아가 선택을 바꿨지만, 여전히 아내 서우진(한지민)을 향한 관심을 끄지 못하고 윤종후(장승조)가 서우진을 좋아한다고 고백하자 안절부절 못하며 사랑의 훼방꾼이 되는 모습은 찌찔함 그 자체라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지성 표 감성연기도 놓치지 않았다. 서우진이 자기 몰래 눈물 흘린 날이 많았다는 걸 알게된 뒤 "네가 괴물이 된 게 아니라 내가 너를 괴물로 만들었다"며 자책하는 그의 눈빛 연기에 시청자의 마음도 함께 아려왔다.

한지민의 연기변신은 충격 그 자체였다.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한지민은 이번 작품에서는 억척스러운 아줌마 연기로 확실한 변신을 꾀했다. "비주얼을 포기했다"던 말대로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에 후줄근한 홈패션으로 무장하고, 악을 쓰고 욕설을 내뱉는 한지민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픈 속내도 드러났다. 어머니는 치매 증상을 보였고, 맞벌이를 하면서도 독박 육아와 독박 살림을 하느라 제 몸 하나 간수할 틈이 없었던 것. 그 와중에 남편 차주혁은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했고, 삶의 무게를 온전히 떠안은 서우진은 점점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화끈한 연기변신을 보여주던 한지민은 또 한번의 반전을 시도한다. 차주혁이 과거의 선택을 바꾼 뒤 '리셋' 된 서우진은 과거와 180도 다른 모습이다. 환하고 예쁜 미소를 되찾았고, 그로 인해 윤종후를 비롯한 남심을 흔들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서우진은 똑 부러지는 강단 있는 성격으로 꿋꿋이 제 할일을 다 해내는 '똑순이' 커리어 우먼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주체적이고 자립심 강한 여성상을 대변하게 된 것. 그러면서도 잠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고 차주혁에게 손을 달라고 해 머리를 쓰다듬어 보는 등 걸크러시 면모로 앞으로의 관계 변화와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두 배우의 명연기 시너지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극대화해 시청자의 몰입을 돕는다. 아무 생각 없이 이들의 행보를 쫓고 있으면 어느 새 드라마 한회가 끝나있는 극강의 몰입도를 뽐내게 된 것이다.

물론 촘촘한 대본과 센스있는 연출도 큰 역할을 했다. '고백부부'가 주인공들이 과거를 되짚어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일상과 주변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면, '아는 와이프'는 하나의 선택으로 인한 변화, 즉 현재의 나비효과에 좀더 중점을 두고 있다. 차주혁의 선택이 바뀌며 주변의 운명과 관계까지 변화하는 과정을 스피디하고 무겁지 않게 풀어내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아는 와이프'는 '고백부부'와는 확실한 차별점을 갖게 됐고, 타임슬립과 판타지의 중간 지점에서 교묘한 밸런스를 맞출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아는 와이프'는 작가 배우 감독의 삼 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지며 수목극 최강자로 군림하게 됐다. 매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아는 와이프'가 시청률 10% 고지를 넘기며 신드롬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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