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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신작으로 희망 품고 출항했지만 '침몰 조짐' 보인 EA호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8-06-25 22:59





지난 6월 14일 막을 내린 북미 최대 게임쇼 'E3 2018'에서 신작을 대거 발표한 EA가 비상에 걸렸다. 공개된 신작 대부분이 유저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강세인 스포츠 장르는 물론이고 간판 역할을 했던 게임 신작들까지 공개 후 부정적인 평을 듣고 있다.

EA는 6월 9일 'EA 플레이 콘퍼런스'를 통해 10여 가지 게임 소식을 전했다. '피파 19', 'NBA 라이브 19', '매든 NFL 19' 같은 스포츠 게임과 FPS '배틀필드' 시리즈 최신작 '배틀필드 5',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를 모바일로 재구성한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 SF 오픈 월드 슈팅 '앤섬(Anthem)' 등 기존 시리즈 활용 게임은 물론 완전히 새로운 IP도 공개됐다.

발표된 게임 가짓수를 보면 썩 나쁘지 않은 발표였지만, 문제는 내용이었다. 미식축구 게임 '매든 NFL 19'은 10년 만에 PC 버전이 나오게 됐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앤섬'은 자세한 정보도 발표되지 않았고 시연하는 동안 게임 화면이 뚝뚝 끊기는 프레임 드랍만 선보였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는 2010년 '커맨드 앤 컨커 4 타이베리안 트와일라잇' 이후 완전히 몰락했는데, 이번 콘퍼런스에서 모바일 신작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로 부활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리즈를 대표하던 전략적 요소는 모두 삭제하고 조악한 유닛 디자인과 그래픽만 남은 디펜스 게임이 된 모습으로 공개돼 유저들로부터 반감을 샀다.

콘퍼런스 당시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은 게임 플레이 영상과 게임을 소개하는 트레일러가 함께 공개됐다. 그런데 게임 플레이 영상은 좋아요가 155 개, 싫어요가 4만7천 개이고, 트레일러는 좋아요가 2천 개, 싫어요가 4만9천 개에 이를 정도로 나쁜 평을 받고 있다. 심지어는 싱글 플레이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온라인 플레이 전용임이 밝혀지면서 시리즈를 좋아했던 유저들은 더욱 반감을 드러냈다.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FPS 게임 '배틀필드' 시리즈 최신작 '배틀필드 5'는 2016년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제작된 '배틀필드 1'에서 준수한 싱글 플레이와 현실감 넘치는 멀티 플레이 환경을 제공했으므로, 이번에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배틀필드 5'는 5월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트레일러에서는 시작부터 빨간 베레모에 일본도를 등에 멘 영국 군인과 민소매 옷에 헬멧도 쓰지 않은 부대원, 얼굴에 워 페인팅을 한 여성 군인이 왼쪽 팔에 의수를 착용한 채 크리켓 방망이를 휘두르는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는 거리가 먼 장면이 계속 나와 유저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불안은 E3 콘퍼런스까지 이어졌고, 유저들은 실제 게임 플레이 장면이 공개되면 좀 다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렇지만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모션과 효과음은 '배틀필드 1'에서 그대로 가져왔고 커스터마이징을 통한 한 층 강화된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요소는 대규모 전장을 통해 묵직하면서도 전술적인 플레이가 가능했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가벼운 캐주얼 게임 느낌만 들게했 다.


'E3 2018'에 맞춰 2시간 넘게 사전 콘퍼런스를 진행한 EA는 유저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오히려 유저들이 반감을 살 내용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특히 기존에 인기 있던 게임 시리즈에 PC 요소를 대거 도입하거나, 기존 유저를 실망케 하는 플랫폼 이식, 전작에서 진보하지 않고 오히려 퇴보한 게임성, 불안한 신작 등을 선보이면서 무수한 비판만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EA는 '매스 이펙트',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등 잘 나가던 게임 프랜차이즈를 속속 망치는 모습을 보였는데, 확률형 아이템이나 PC 요소를 도입하면서 유저들에게 더욱 외면받는 길을 택하고 있다"며 "이번 E3에서는 인기 있던 시리즈를 부활시키고, 새로운 IP도 공개하는 등 희망을 품은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유저들이 좋아하지 않는 부분만을 강조하면서 침몰 조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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