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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故임은숙 父 "마지막까지 7살 딸 걱정 뿐인 엄마였다"(종합)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8-06-04 14:14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끝까지 남겨질 딸만 걱정하다 떠났다"

4일 '쎄쎄쎄' 故 임은숙이 유방암 투병 끝에 세상과 작별했다. 향년 45세.

故 임은숙 부친은 유방암 투병중 세상을 떠난 딸을 마음으로 떠나보내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부친은 4일 스포츠조선에 "오늘 새벽 6시 10분, 우리 딸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 달 전부터 병세가 악화되서 고향집에 있다가 서울로 올라가 병원에 입원중이었다"며 "괜찮아지면 다시 퇴원해서 오곤 했는데 이번엔 정말 훨훨 가버렸다"고 읊조렸다.

최근 'EBS에 출연할 당시에도 힘들어보였다'는 질문에 "그때는 그래도 몸이 괜찮은 편이었다. 이후 더 많이 아팠고 정말 힘들어했다"며 "남겨질 7살 딸 걱정 뿐이었던 엄마였다"고 말했다.

부친은 "손녀딸에게 '엄마가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해줬다. 손녀는 '아니다. 엄마가 다시 하늘나라에서 돌아올 것'이라며 믿지 않고 있다"며 아픈 마음을 표현했다.

임은숙은 90년대 인기곡 '떠날거야'로 유명한 쎄쎄쎄의 멤버다. 그녀가 다시 주목 받았던 것은 지난 1월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2'에 출연해 건재한 춤과 노래 실력을 보여준 이후다.

당시 그녀는 뜻밖에도 유방암 말기 투병사실을 고백하며 "사실 내가 몸이 안 좋다. 유방암 4기다. 촬영 한 달 전에 다발성으로 전이가 됐다고 해서 '슈가맨' 방송에 출연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딸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싶어 나왔고, 마지막으로 멤버들과 좋은 추억을 함께 만들고자 나왔다"며 "방송 이후에는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충남 홍성에 내려가서 치료에만 전념할 것이다. 암으로 고통 받으신 대한민국 환우분들 용기 희망 잃지 말고 힘내서 완치하시길 바란다"고 말해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그녀가 유방암 말기 고백을 하는 동안 '쎄쎄쎄' 멤버들은 눈물을 훔쳤다.


당시 함께 무대를 꾸몄던 '쎄쎄쎄' 멤버 이윤정은 임은숙의 암투병 무대에 대해 "암은 알았는데 4기인 건 몰랐다. '슈가맨2'에 출연하자고 했을 때 친구들도 좋다고 했고 연습을 시작했다. 은숙이는 병원을 다녀야 해서 연습하는 중에 병원에 다녔다. 그런데 의사가 간에 뭐가 보인다고 했다고 하더라. 연습하던 중에 간으로 전이가 된 걸 알았다"며 "그래서 은숙에게 '몸이 먼저지 방송이 중요하냐 출연하지 말자'고 했다. 무리하면 안 좋으니까 출연하지 말자고 했는데 은숙이가 하겠다고 했다. 사람이 하고 싶은 걸 하면 엔돌핀이 돌고 좋은 에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해서 무리하지 말고 연습하자고 했고 고맙게도 출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EBS '메디컬다큐7요일'에 출연하기도 했다. 임은숙은 양측 유방 절제 수술 후 최근 간까지 전이가 되며 항암치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방사선 치료도, 항암제도 어느 것 하나 쉽게 몸을 원래대로 돌려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렸다. 계속되는 항암치료로 인해 심각한 구토 증세를 보여 식사도 하지 못한 채 기력 없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가수 활동을 하며 홀로 집안 생계를 책임졌던 임은숙이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딸을 키웠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스스로 "죄인"이라고 말했다. 기력이 없어 딸 샤워도 못 시켜주는 자신을 탓하는 말이었다. 그는 "딸이 성인이 돼서 결혼까지 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라도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틸 수 있다면 안심이 될 것 같다. 그건 진짜 말 그대로 제 욕심이다"고 밝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그녀는 "딸을 위해서, 부모님을 위해 꼭 암과 싸워 승리하겠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지만, 안타깝게도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거리의 시인들' 멤버 노현태도 그녀의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노현태는 이날 SNS에 "이게 마지막이네"라며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어릴 때 끼가 넘치고 춤도 잘 추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가수 데뷔한다고 안무 짜주고 활동 할 때 좋았는데 몇년후 우연히 마트에서 날 봤다고 전화와 볼까 했더니 비니를 쓰고 항암 치료중이라 창피하다며 말하던 너"라며 눈물 표시를 지었다. 이어 "아픈데도 슈가맨 출연을 결정, 딸 때문에 나간다며 춤연습을 엄청 하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 멋져보였고 집 데려다 주면서 나한테 한얘기가 있는데.. 내일 유정이랑 문병가기로 했는데 뭐가 급해서 이렇게... 은숙아 좋은 곳으로 가서 거기서는 꼬옥"이라고 그녀의 부재에 눈물 지었다.

'슈가맨2' 담당 CP도 부고를 접하고 애도를 표했다. 윤현준 CP는 "당시 임은숙이 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슈가맨2' 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며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도 밝으셔서 희망을 가졌는데 안타까울 뿐"이라고 떠난 그녀를 애도했다.

고인의 빈소는 충남 홍성 추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5일 오후 1시. 장지는 홍성 추모공원이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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