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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쓰레기 먹으며 연명하는 소설가의 사연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8-01-03 10:35



움막집에서 생선쓰레기로 연명하고 있는 소설가 조남연(필명 조현경)의 충격적인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해 12월 29일 방송된 TV조선 교양 프로그램 '시그널'에서는 길바닥 움막집에서 생선 쓰레기로 연명하는 소설가의 비밀 편이 전파를 탔다.

제작진은 땅에 구덩이를 파고 천막을 덮은 움막에서 살며, 매일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 생선 찌꺼기로 연명하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 전화를 받아 현장을 방문했다.

조 씨를 찾은 제작진. 조 씨는 카메라를 든 제작진을 잠시 쳐다보더니 곧 다시 쓰레기통을 뒤진다. 입은 옷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어지고 색이 바랬다.

제작진은 조 씨의 뒤를 따라 살고 있다는 움막으로 갔다. 각종 쓰레기와 썩은 생선들이 널려 있어 악취가 진동했다. 전기와 수도는 당연히 들어오지 않고, 추운 겨울을 견딜 난방 장치 하나 없다. 땅을 파서 만든 구덩이에 피운 불이 몸을 덥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취재 도중, 제작진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조 씨가 바로 과거 소설과 수필로 책을 열다섯 권이나 집필했던 작가 조남연이었던 것.

조 씨는 지금까지 소설과 수필 등 15권의 책을 집필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저작 활동을 중단했다. 집필 활동을 중단한 후 생활고를 겪고 있는 그는 이로 인해 사람이 생활하기 어려운 곳에서 삶을 연명하고 있다.

유명 대학의 문예 창작과를 졸업하고, 20여 년 전에 활발히 집필활동을 하며 유망한 소설가였던 조 씨는 2000년 이후, 어떤 이유인지 펜을 놓았다.


조 씨가 살고 있는 움막아래에는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터가 있다. 그는 "2013년 12월에 경매 들어와서 집이 이렇게 됐다. 집을 부숴버렸다"고 말했다.

생활고에 고통 받던 그는 채무에 시달리게 되고 집은 결국 다른 손에 넘어 가게 됐다. 그리고 얼마 후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은 철거가 됐다.

그에게 남은 것은 초라한 수레 하나뿐. 조 씨는 "다시 집을 올려야한다. 내가 여기에 살아야한다. 집필실과 13평 그대로 복원하려 한다. 원래대로 복원하는 것이 내 꿈이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집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잃어 버렸다는 상실감 때문에 집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제작진은 추측했다.

이후 제작진은 조 씨가 추운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텐트와 겨울용 매트, 침낭 등을 제공했으며 그가 작가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노트북과 책을 마련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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