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트렌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방송·예술·라이프·사이언스·사회경제 등 장르 구분 없이 곳곳에서 트렌드를 창조하는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2017년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에디터들이 100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쉰 번째 주인공은 스타를 만드는 진정한 금손, 헤어 아티스트 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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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엎어져 본 사람만이 인생의 내용을 채울 수 있다. 은진은 그 때부터 '나 자신에게 당당한 사람이 되겠다'는 말을 가슴 한 구석에 새겼다. 180도 변한 그는 미용 자격증을 한번에 패스했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은 은진은 헤어 아티스트의 세계에 자신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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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의 대작을 지지하는 것이 스태프들의 굵은 땀방울이듯, 빛나는 스타 뒤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조력자들이 있다.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 트렌드를 이끄는 그의 금손 비결과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7 패셔니스타 어워즈 아티스트 부문 수상. 정말 축하 드립니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고, 2018년에도 더 멋진 헤어 스타일링 보여드릴게요!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스타에 어울리는 머리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작품이나 음악을 모니터하면서 미리 시안 작업을 틈틈이 하고 있어요. 나중에 스타가 이런 캐릭터 배역을 맡았을 때, 이런 콘셉트의 앨범을 냈을 때, 이러이러한 스타일을 연출하면 좋겠다는 걸 당사자와 미리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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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는 20대 초반 프로필 사진 찍을 때부터 함께 했어요. 2년 정도 떨어져있던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서로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영화나 드라마 촬영 때마다 역할에 맡는 스타일링을 함께 고민하고 상의하면서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죠. 영화 '국가대표' 때도 머리를 짧게 잘랐었는데,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에도 저를 믿어주더라고요. 덕분에 오연서 표 '멋쁨' 숏 컷이 탄생했어요. 그 때 정말 뿌듯했죠.
어반자카파도, 앨범 나오기 전부터 머리를 해주면서 지금까지 인연이 계속됐어요. 예전부터 힘든 모습도 많이 보고, 서로 응원하는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더 오래 가는 것 같아요. 앨범 나올 때마다 음원차트를 점령하고 있어서 보기 좋아요. 항상 응원하는 친구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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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작품 같은 경우도 시놉시스, 대본을 다 읽어보고 캐릭터 별 스타일을 읽어주는 게 제 일이니까요. 특히 배우들은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여배우들에게는 '예쁨'이 더 포인트가 돼야 하잖아요. 그래서 길이부터 컬러, 텍스처, 사소한 부분까지도 상의를 많이 하는 편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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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쪽 컬렉션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모든 패션에는 의상으로 시작해서 헤어, 메이크업, 액세서리 등을 콘셉트로 잡기 때문에 미리 유행할 패션 스타일을 많이 찾아 보는 편이에요. 그럼 헤어 컬러나 스타일링을 트렌드로 만들기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죠.
-다가올 트렌드를 예측해 주신다면요?
지금까지도 오버 핏, 복고풍 의상들이 많이 유행하고 있잖아요. 오버 핏 스타일은 머리까지 길어지면 답답해 보일 수 있어요. 내년 트렌드를 짚어본다면 오버 핏 의상과 어울리는 독특한 앞머리 라던지, 짧은 기장의 단발 스타일이 유행할 것 같아요. 컬러는 작년까지 투 톤 옴브레가 유행이었잖아요. 내년엔 원 톤으로 핑크나 로즈 느낌의 누구나 해보고 싶은 컬러가 유행하지 않을까 해요. 스타일링은 너무 무거운 웨이브가 아닌 자연스러운 드라이 웨이브가 트렌드로 예상돼요.
-트렌드는 계속 바뀌지만, 헤어 연출할 때 꼭 지켜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헤어 라인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보통 사람들은 뒷머리를 잘 신경 쓰지 않아요. 뒤통수 볼 일이 없으니까요. 대신 사람들은 앞을 보잖아요. 헤어 라인은 얼굴 형을 예쁘게 만들어주면서 얼굴이 작아보이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더욱 신경 써서 연출하는 편입니다.
-일반인의 헤어 스타일링 연출을 위한 팁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머리 결이 좋아야지 내가 원하는 컬이나 색감이 나올 수 있어요. 사실 요즘엔 80%가 손상 모발인데. 기본적으로 손상이 있는 모발에 '주기적'으로 케어를 해주면, 원하는 스타일링을 연출하기가 훨씬 쉬워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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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 한 시간 거리를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내가 힘드니까 지하철도 천천히 가는 거 같고, 눈치 보며 앉을 자리를 찾고, 서서 자다가 다리 풀린 적도 있었어요 (하하하). 그리고 제가 최근에 다시 지하철로 출근하게 됐는데, 그 때와 달리 제 손에 커피가 들려 있는 거예요. 그 때 생각한 게 '아, 나도 지난 시절엔 정신없이 힘들었지만, 어느덧 내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됐구나' 싶더라고요. 다들 지금 힘든 게 가장 힘든 거라고 생각하는게 안타까운 것 같아요. 어떤 분야든 안 힘든 게 어디 있겠어요.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제가 중학생 조카가 있어요. 저희 언니가 하루는 미래 직업 설명회를 갔다 오셨는데,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은진아 너는 직업을 참 잘 선택한 것 같아. 내가 직업설명회를 갔다 왔는데,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이 미용이라고 하더라"고 말했죠. 의사나 변호사들도 미래에는 언젠가 대체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헤어나 메이크업은 당사자와의 소통과 예술성이 접목돼야 하는 직업이니까 로봇으로 대체되기가 힘들겠죠. 거기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그 날을 위해 열심히 하면 안되는 건 없으니까요. 하지만 올라오기까지 굉장히 고생을 하게 돼요.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날이 많기 때문에 힘든 순간을 잘 견뎌줬으면 좋겠어요.
-은진 부원장님의 최종 꿈은 뭘까요.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나 자신도 배우는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훗날에는 후배들에게 좋은 조력자가 되면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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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jiy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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