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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용두사미 '병원선' 종영day, 유종의 미 거둘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11-02 16:08 | 최종수정 2017-11-02 17:0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병원선'이 2일 종영한다.

'병원선'은 인프라가 부족한 섬에서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할 수 있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세대 공감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이전의 한국 드라마에서 한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병원선을 배경으로 삼은데다 '드라마 퀸' 하지원의 첫 메디컬 드라마 도전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나니 내용물은 질소 과자였다.


'병원선'은 시작부터 간호사 비하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극에 등장하는 간호사들이 허벅지가 보이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는다는 건 현실성 없는 설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90년대 이후 간호사들은 활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바지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 또한 극중에서 간호사들이 실수를 연발하고 언어 장애 환자에게 '캔 유 스피크 코리안? 캔 유 스피크 잉글리쉬?'라고 묻는 등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비하하는 일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병원선' 측은 극중 간호사의 복장을 바지로 변경하기도 했다.

비현실적인 전개 또한 지적 대상이 됐다. 극중 송은재(하지원)가 도끼로 환자의 손목을 절단하고 봉합 수술에 성공한다거나 마취과의 없이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한다거나 하는 장면들은 무리라는 얘기가 나왔다. 공중보건의 지역 배치 또한 현실이 아닌 상상력에 기반을 둔 장면이었다.


휴머니즘 드라마라는 설명이 무색한 신도 눈에 띄었다. 송은재가 대장암 말기 환자 수술을 하면서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수술법을 고집하는 장면이었다. 수술 위험성을 언급하며 만류하는 동료에게 송은재는 "실패 없이 진보도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수술 실패는 환자의 사망으로 직결된다. 아무리 사회성 부족하고 워커홀릭인 송은재의 캐릭터 성격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였다고 해도 이러한 생명 경시 발언은 보기 불편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뜬금없는 러브라인 또한 공감을 얻지 못했다. 애초 장르물에서 러브라인이 등장하는 것은 최근 시청자 트렌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르물일수록 더더욱 러브라인에 설득력을 불어넣는 작업이 필요한데 '병원선'은 이 지점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너무나 뜬금없이 곽현(강민혁)과 송은재의 로맨스가 시작되고, 여기에 곽현의 전 여자친구 최영은(왕지원)과 김재걸(이서원)이 가세해 복잡한 사각멜로가 진행되면서 시청자의 흥미도 함께 하락했다.


휴먼 메디컬 드라마가 연애물로 뒤바뀐 것만 해도 선로를 이탈했다고 할 수 있는데 '병원선'은 마지막까지 경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1일 방송된 예고편에서는 송은재가 암 투병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클리셰 종합세트인 듯 올드한 설정을 무리하게 끌고 오던 '병원선'이 이제는 주인공의 난데없는 암투병 위기를 그리며 할 말을 잃게 만든 것.

이처럼 '병원선'은 초반의 기대와 달리 전형적인 용두사미 드라마의 행보를 보였다. 총체적 난국에 경쟁작인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시청률 1위 자리까지 내줬다. 그런 '병원선'이 마지막회 만큼은 무리수 없이 훈훈하고 깔끔하게 마무리 될 수 있을까.


'병원선' 최종회는 2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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