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게임 만평] 시대를 풍미한 'RTS' 장르 화려하게 부활하나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7-08-23 13:34





20세기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큰 지분을 차지한 장르 중에는 '실시간 전략(Real-Time Strategy, 이하 RTS)'가 있다. 'RTS' 게임은 일반적으로 유저 여러 명이 각자 기지를 가지고 시작해 자원을 채취하고 건물을 건설하며 생산한 병력으로 세력을 불려 적 세력을 처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략 게임이다.

또한 'RTS' 게임은 유저가 서로 활동 회수를 주고받으며 진행되는 '턴 방식 전략 게임'과는 다르게 모든 상황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므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력과 콘트롤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RTS'가 전성기였던 90년대에 비로소 다른 유저보다 특출난 판단력과 콘트롤을 가진 '프로게이머'가 탄생할 수 있었다.

'RTS'라는 장르를 정립한 게임으로는 여러 게임을 들 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게임은 웨스트우드가 1992년 출시한 '듄 2'다. '듄 2'는 'RTS'하면 생각나는 공식인 자원 채취, 기지 건설, 병력 생산, 주적 격퇴라는 4가지 개념을 최초로 완성한 게임이다. 이 밖에도 특정 건물을 건설해야 다음 단계 건물을 건설할 수 있는 '기술 계통' 시스템과 모든 기술을 개발했을 때 등장하는 '궁극 무기' 등도 '듄 2'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한 번 탐색한 지역 정보를 계속 볼 수 없도록 병력이나 건물이 없으면 지역 전체가 안개로 뒤덮이는 '전장의 안개' 시스템이 최초로 도입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워크래프트 2'와 현대전과 SF 요소를 적절히 도입하고 실사 영상을 사용한 브리핑이 인상적이었던 웨스트우드 '커맨드 앤 컨커', 역사를 주제로 전투뿐만 아니라 외교, 교역, 불가사의 건설 등도 승리 조건으로 수용한 앙상블 스튜디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등 다양한 'RTS' 게임들이 출시됐다.

'RTS'가 새로운 게임 장르로써 정립된 이후 수많은 'RTS' 게임이 등장했지만 블리자드가 1998년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만큼 국내 게임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RTS' 게임은 없다. '스타크래프트'로 말미암아 e스포츠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었고 게임을 즐기는 입장이었던 유저가 '프로게이머'로서 게임을 업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국내 시장에서 '스타크래프트'가 흥행하던 당시 해외 시장에는 'RTS' 게임 최초로 3D 폴리곤 방식을 도입한 케이브독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이 있었다.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은 유닛 수 제한 없는 부대 지정, 건물 건설 예약, 레이더를 통한 적 위치 감지, 피아구별 없는 현실적인 전투 시스템 등 당시 존재했던 'RTS' 게임들과는 차별적인 모습을 선보여 큰 성과를 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발전하던 'RTS' 장르는 2000년대 들어 서서히 인기를 잃어갔다. 90년대에는 동시에 여러 상황을 판단하고 거대한 병력에 지시를 내리는 콘트롤이 재미 요소였지만 2000년대에는 'RTS'가 가진 전략성과 'RPG'가 가진 성장 요소가 결합한 'MOBA' 장르가 복합적인 재미를 주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더욱이 모바일 기기가 발전하고 모바일 게임이 게임 시장에서 큰 축을 차지하게 되어 마우스와 키보드에 최적화된 'RTS'는 더욱 힘을 잃었다.

그러나 'RTS'는 계속해서 명맥을 이어갔다. 블리자드 '워크래프트 3', '스타크래프트 2'를 비롯해 렐릭 엔터테인먼트(이하 렐릭) '홈월드',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유진 시스템즈 '액트 오브 워', 'RUSE', EA '커맨드 앤 컨커 4', 등 굵직한 작품이 여럿 출시됐다.


이렇게 꾸준히 'RTS' 게임들이 출시된 가운데 블리자드는 지난 8월 15일 '스타크래프트'에 4K 해상도, 기존 버그 수정, 체계적인 멀티플레이 시스템 등을 도입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출시해 호평받고 있다.

여기에 8월 21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스컴 2017'을 통해 렐릭과 공동 개발 중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4'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 리마스터 버전인 '데피니티브 에디션'을 공개하면서 전 세계 게임시장이 다시금 'RTS'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세기 핵심 게임 장르 중 하나였던 'RTS'는 인기를 잃고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최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 더불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4'까지 공개되면서 다시금 주목받는 장르가 되었다"며 "모바일 게임으로도 계속해서 'RTS' 장르가 나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RTS' 게임이 예전과 비슷한 입지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