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조작'의 남궁민과 유준상이 연기의 교본을 보여주고 있다.
'조작'은 사회 부조리에 대한 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다. 유준상은 대한일보 엘리트 기자였지만 한직으로 밀려난 이석민 역을, 남궁민은 형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을 파헤치고자 스스로 '기레기'가 된 한무영 역을 맡았다. 그런데 이 두 남자의 호흡이 기가 막힌다. '리멤버-아들의 전쟁' '미녀 공심이' '김과장' 등을 통해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한 남궁민과 충무로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줬던 연기파 배우 유준상의 만남인 만큼 보기 좋은 드라마가 될 거라는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기대를 넘어서는 불꽃 연기대결로 드라마의 품격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예가 8일 방송에서 보여진 포장마차 회동신이다. 이석민은 한철호(오정세)의 죽음에 내막이 있다는 걸 확신했다. 그는 대한일보 상무 구태원(문성근)을 찾아가 스플래시 팀의 부활을 요구하는 한편 한무영과 포장마차에서 만나 공조의 뜻을 내비쳤다. 한무영은 "돌팔매질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 편파적인 것도 맞다. 그런데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한데 똑같은 룰로 싸워서 어떻게 이기냐. 나는 더이상 잃을 게 없어 겁날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 내가 진짜 겁나는 건 바보같이 당하는 거다. 우리 형이 죽었을 때처럼 아무 것도 못하고 그냥 당하고 마는 거다"라며 뼈에 사무친 분노를 쏟아냈다. 반면 이석민은 "니들이 짱돌을 던지면 저쪽에서는 바위가 날아올 거다. 이 사건 끝에 뭐가 서있는지 너는 모른다. 새우 조동아리로 고래를 씹어먹겠다? 될 거라고 생각하냐. 조작 증거로 뭐가 될 거라고 보냐.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나던 네가 알게될 진실은 달갑지 않을 거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고 그런 게 아니다. 넌 무조건 목격하게 되어 있다. 정말 자신있냐"며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 신은 3분 5초의 짧은 분량이었지만 격한 감정을 토로하는 남궁민과 냉철한 카리스마로 빅피처를 그리는 유준상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며 압도적인 몰입도를 자랑했다.
이와 같은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은 '조작'을 지켜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갈수록 흥미진진한 명장면이 탄생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작'은 캐릭터 설명과 사건의 진행 과정을 보여주느라 산만했던 초반 분위기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한무영 이석민 권소라(엄지원)의 공조까지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가속도를 낼 예정이다. '조작'의 극한 레이스 속에서 남궁민과 유준상의 연기 대결이 또 어떤 명장면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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