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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의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영화 '옥자'는 비밀을 간칙한 채 태어난 거대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등 헐리웃 배우들과 안서현, 변희봉, 윤제문, 최우식등 한국배우가 출연한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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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 영화 인생 첫 러브스토리죠." 영화계 지갗동, 파란을 일으킨 SF 어드벤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 기대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자'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많은 논란 속에서도 '옥자'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던 이들. '옥자'를 향한 자신감은 곧 '봉테일' 봉준호 감독이었다.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룬 '옥자'.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옥자'가 오는 19일(프랑스 현지시각) 열리는 공식 상영회에 앞서 15일(한국시각) 오후 서울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전 세계 최초 '옥자' 기자간담회가 열어 궁금증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인 테드 사란도스, 플랜 B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제레미 클라이너, 국내 프로듀서 최두호·김태완·서우식, 국내 배급을 대행하는 NEW의 김우택 총괄대표가 참석한다.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13) 이후 4년 만에 꺼내든 신작 '옥자'. 봉준호 감독이 2010년부터 스토리를 구상해온 '옥자'는 브래드 피트 제작사로 유명한 플랜 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투자(600억원)를 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충무로 블루칩' 안서현을 주축으로 할리우드 톱스타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스티븐 연 등 할리우드 톱스타가 대거 출연하면서 글로벌 프로젝트로 위용을 과시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최초 공개된 '옥자' 메이킹 영상에서 "2010년 차를 타고 가던 중 도로에서 동물을 만났다. 이 동물을 보고 있으니 수줍게 생기고 내성적이게 생겼다는 환각이 들었다. 저 동물을 통해 '옥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며 "내 영화 최초 어린 아이가 주인공이다. 문화의 경계성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자연스러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의도를 전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최초 어린 아이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내 인생 최초의 러브스토리다. 그 처음이 동물이다. '옥자' 속 주인공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 거대한 동물이다. 옥자와 이를 사랑하는 소녀 미자의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세상의 복잡한 이야기를 녹여 풍자하는 작품이다"고 스토리를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와 작업한 소감에 대해 "넷플릭스 덕분에 '옥자'를 만들 수 있었다. 예산이 큰 작품이었고 내용이 너무 과감해서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넷플릭스는 그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프로젝트를 신뢰해줬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는 봉준호 감독과 작업에 대해 "'옥자'를 만든 것은 내 커리어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일인 셈이다 '워머신'이란 작품을 제작하다가 '옥자'에 대해 알게 됐는데 오래 전부터 봉준호 감독을 흠모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반가웠다. 함께 작업하니 봉준호 감독이야말로 영화의 장인이자 대가다"고 극찬했다.
테드 사란도스는 "봉준호 감독과 일할 기회라는 점만으로 욕심이 났고, 넷플릭스에게도 도전이었다. 함께 일을 하면서 꿈을 꾸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고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게 제작자의 역할인데 그걸 할 수 있어 기쁘다. 봉준호 감독이라는 연출자 때문에 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작을 맡은 플랜 B 엔터테인먼트의 제레미 클라이너 또한 "래드 피트를 비롯해 우리는 봉준호 감독을 흠모해왔다. 스토킹이란 말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스토킹 수준으로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지켜봤고 좋아했다. 우리는 운이 좋아 '옥자'의 시나리오를 볼 수 있었는데 실로 정말 놀라운 작품이었다.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었고 비주얼도 대단했다. 그러면서도 정서적으로 풍부해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전했다.
무려 7년 동안 준비해 오는 6월,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낸 '옥자'. 내달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개봉하고 국내에서는 6월 중 한시적으로 극장 개봉을 결정한다는 추측이 돌아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해 테드 사란도스는 "'옥자'가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릴리즈된다. 미국에서는 28일, 한국시각으로는 29일이 될 것 같다. 여러 언어로 전 세계에 동시 개봉한다. NEW를 통해 한국에서도 극장 개봉을 결정했다. NEW와 배급 역시 혁신적인 시도를 기획했다. 온라인, 극장 모두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NEW의 김우택 대표는 "'옥자'는 6월 29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 공개 동시다. 상영 기한에 제한두지 않고 관객의 반응에 맞춰 무제한 상영하기로 했다. 면밀하게 회의한 결과 한국에서 효과적으로 개봉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와 관련해 긴밀하게 앞으로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 많이 보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장기 극장 상영 개봉을 공표했다.
무엇보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진출한 '옥자'는 공개되는 클립마다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최초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로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영화 위원회와 극장 협회로부터 '옥자'의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두고 마찰을 일으키며 시끄러운 잡음이 생기기도 했다. 프랑스의 모든 영화는 극장 개봉 이후 3년이 지난 뒤 가입자 주문형 비디오(SVO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이 적용되는데 '옥자'는 프랑스 내 개봉을 확정 짓지 않은 상태에서 칸영화제, 그것도 경쟁부문에서 공개된다는 점이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것. 칸영화제 경쟁진출을 취소해야 한다는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칸영화제 측은 '옥자'의 경쟁부문 초청을 고수하는 대신 내년부터는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하는 작품을 전제로 경쟁부문을 선정하겠다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 진화에 나섰지만 프랑스 영화계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먼저 봉준호 감독은 칸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것에 대해 "두렵다"며 말문을 열었고 이어 "감독 입장에서는 새 영화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칸영화제 만큼 영광스럽고 흥분되는 자리가 없을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불타는 프라이팬 위에 오른 생선 같다. 예민한 영화 전문가들이 다 모인 곳인데 그곳에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부문에 올랐다고 하니 정말 영화로 경쟁을 해야하나 싶다. 하지만 영화는 경쟁을 펼칠 문화는 아닌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방식으로 이 영화의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홍상수 감독은 개인적으로 오랜 팬이고 그분의 영화를 항상 수집했다. 빠른 속도로 영화를 촬영해 따라갈 수 없는 정도다. 한편으로는 부럽고 따라가고 싶다. 박찬욱 감독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는데 '팔이 안으로 굽는다'라는 표현이 있지 않나? 사실 박찬욱 감독은 공명정대 하신 분이고 본인의 취향 또한 섬세한 부분이라 본인 소신대로 잘 심사할 것이라고 본다. 심사 과정을 잘 알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섬세하고 취향있고 예민한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보는 과정이다. 누가 선동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다들 자신만의 소신으로 영화를 보고 평을 내리는 것이다. 여의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박찬욱 감독도 재미있게 즐기셨으면 좋겠다. '옥자'과 심사에 지친 심사위원들에게 재미를 안길 수 있을 것이다"고 고백했다.
봉준호 감독은 칸영화제 초청 이후 계속된 논란에 대해서도 "처음 넷플릭스와 이야기 할 때부터 한국과 미국, 영국에서도 극장 개봉을 논의했다. 최소한 미국, 한국 극장에서 개봉을 논의를 한다고 하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일반적인 넷플릭스 영화보다는 극장 관련된 부분에서 유연하게 대응해줘 안심하고 작품에 임했다. 특히 내게 있어서 영화는 배급도 중요하지만 작가이지만 연출자가 먼저다. 개인적으로는 창작의 자유, 편집권이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어느 나라건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을 감독에게 모든 전권을 주는 경우가 많이 없다. '신의 경지'로 불리는 감독 아니고서는 힘들다. 이 정도 규모의 영화를 100%로 전권을 줘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영화가 완성돼 개봉될 시점인데 처음 논의한대로 진해돼 기쁘다. 극장과 스트리밍 모두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공존하는게 아름다운 방법일지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테드 형님도 가족들과 극장을 간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형태는 다양하지 않나?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런 과정 중 하나의 작은 소동이지 우려할만한 일은 아니다. 결국은 아름답게 풀어져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넷플릭스의 테드 사란도스는 "칸영화제는 언제나 뛰어난 작품만 초대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옥자'도 선택한 것 같다. 배급에 무관하게 선택당한 작품이다. 배급이 안된 영화 중에서도 칸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경우가 많다. '옥자'를 세상에 내놓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다. 변화라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옥자'와 봉준호 감독을 칸영화제에 초청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로지 작품성으로 선택됐다. 앞으로도 넷플릭스는 뛰어난 오리지널 영화를 제작할 것이다. 관객도 변화하고 영화제 형식도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옥자'는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변희봉, 윤제문, 최우식, 스티븐 연 등이 가세했고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브래드 피트 제작사로 유명한 플랜 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투자한 오리지널 영화로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됐다. 국내엔 내달 6월 29일 넷플릭스와 함께 극장에 동시 개봉 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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