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절치부심' 최민식X곽도원, '특별시민'으로 꽃길 걸을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4-22 13:4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대호(大虎)' 최민식과 곽도원. 두 사람이 한데 뭉쳐 그럴싸한 판을 펼쳤다. 앞서 최민식과 곽도원은 각각 '대호'(15, 박훈정 감독) '아수라'(16, 김성수 감독)로 쓰디쓴 흥행 고배를 마신바, 제대로 칼을 간 두 사람은 '장미대선'을 겨냥한 정치극으로 다시금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 이야기를 다룬 정치 영화 '특별시민'(박인제 감독, 팔레트픽처스 제작). 극 중 최민식은 3선 도전에 나선 서울시장 후보 변종구로, 곽도원은 박종구의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충무로에서 연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사람이 뭉친 만큼 올봄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 특히 최민식과 곽도원이 이번 '특별시민'을 통해 '흥행킹'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최민식은 2014년 개봉한 '명량'(김한민 감독)으로 무려 176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당시 최초, 최단, 최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명량'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 1700만 시대를 열었고 이러한 한국 영화사의 획을 그은 주인공이 바로 최민식이었다.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꿈의 수'를 가진 최민식은 명실상부 충무로 최고의 '흥행 킹'이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명량' 이후의 작품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세계가 인정한 명감독 뤽 베송과 손을 잡은 '루시'(14)는 197만4893명에 그쳤고 충무로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통하는 박훈정 감독과 호흡을 맞춘 '대호'는 176만2742명으로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대호'는 17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로 손익분기점만 약 600만명이었는데 이에 한참 모자른 성적을 받게 된 것. 최민식을 비롯한 '대호'의 모든 제작진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최민식은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명량'에서 대박 났다가 '대호'에서 죽을 쒔는데 기분 좋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푸념을 늘어놨다. 그는 "어떻게 매번 대박이 나겠나? 그걸 바라면 배우로서 작품을 못 한다. 흥행에 집착한다면 배우는 젓가락처럼 말라 죽을 것이다. '매번 대박이 나야 해'라는 생각은 이뤄질 수 없는 꿈이다. 말 그대로 환상이다. 흥행은 정말 어쩌다가다. 어쩌다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흥행이 잘 되면 좋은 것이고 안 됐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물론 반성할 필요는 있다. '내가 어떤 지점에 관객과 소통이 안 됐을까'라는 점검이 필요하다. 만드는 사람은 의연하게 반성은 하되 집착은 하면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내가 살아보고 싶은 캐릭터 세상만 연구하고 그것에 대해 머리 아플 정도로 만들어도 될까 말까인데 나까지 주판 튀기고 싶지 않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흥행 슬럼프에 빠진 건 비단 최민식뿐만이 아니었다. 곽도원 역시 최민식과 마찬가지로 전작 실패 리스크가 상당했다. 그간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12, 윤종빈 감독) '변호인'(13, 양우석 감독)'곡성'(나홍진 감독) 등 연달아 메가 히트를 터트리며 '충무로 대세'로 떠올랐던 상황. 특히 곽도원의 첫 주연작인 '곡성'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 전 세계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청소년관란불가 등급임에도 687만명을 동원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이렇듯 한창 흥행 상한가를 치던 곽도원이었지만 '곡성' 이후 선택한 '아수라'가 259만명에 그치는 사건(?)이 벌어져 여러모로 상처받은 곽도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곽도원은 '아수라'에 대한 애정이 그 어떤 배우들보다 같했던 것. 정우성, 황정민, 정만식, 주지훈 등 평소 아끼는 선·후배들과의 작업이었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던 '아수라'. 여기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 입소문도 낸 상황이라 흥행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예상과 다른 스코어로 당황했다는 후문.

곽도원은 "'아수라'가 정말 잘 될줄 알았다. 내가 봐도 웃기는 게 '곡성' 때는 나홍진 감독한테 '이런 오컬트 영화를 누가 보냐' '촬영한 나도 범인이 누군지 모르겠어'라고 하소연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곡성'이 대박이 났다. 다들 '아수라'를 두고 너무 센 수위가 실패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센 게 좋았고 그게 '아수라'의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수라'를 보면서 그렇게 무서워할 줄 몰랐다. 내겐 좀 큰 충격이었다"며 "지금까지 흥행 스코어를 한 번도 맞춘 적이 없지만 '특별시민'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고 아무래도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주제인 만큼 관객이 좀 더 즐길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이 작품만큼은 잘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다. 일단, 중·장년층은 물론 8살, 9살짜리 아이들도 부모님 손 잡고 와서 보고 유권자에 대한 의무와 중요성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의미 있는 시기에 개봉하게 됐으니 흥행까지 의미를 더했으면 좋겠다"며 흥행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들의 소신처럼 '특별시민'은 '대호' 보다 좀 더 대중적인 소재, 익숙한 캐릭터로 관객과 소통할 거리를 선사한다. '반성은 하되 흥행에 집착은 안 한다'라는 최민식의 철학, '유권자의 의무와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길 바라는 곽도원의 바람이 담뿍 묻어난 작품인 것. 흥행 굴레에 있어 전보다 더 여유로워졌고 또 대중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 최민식과 곽도원의 '절치부심'이 흥행 꽃길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특별시민'은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문소리, 라미란, 류혜영 등이 가세했고 '모비딕'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의 6년 만에 컴백작이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