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대호(大虎)' 최민식과 곽도원. 두 사람이 한데 뭉쳐 그럴싸한 판을 펼쳤다. 앞서 최민식과 곽도원은 각각 '대호'(15, 박훈정 감독) '아수라'(16, 김성수 감독)로 쓰디쓴 흥행 고배를 마신바, 제대로 칼을 간 두 사람은 '장미대선'을 겨냥한 정치극으로 다시금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최민식은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명량'에서 대박 났다가 '대호'에서 죽을 쒔는데 기분 좋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푸념을 늘어놨다. 그는 "어떻게 매번 대박이 나겠나? 그걸 바라면 배우로서 작품을 못 한다. 흥행에 집착한다면 배우는 젓가락처럼 말라 죽을 것이다. '매번 대박이 나야 해'라는 생각은 이뤄질 수 없는 꿈이다. 말 그대로 환상이다. 흥행은 정말 어쩌다가다. 어쩌다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흥행이 잘 되면 좋은 것이고 안 됐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물론 반성할 필요는 있다. '내가 어떤 지점에 관객과 소통이 안 됐을까'라는 점검이 필요하다. 만드는 사람은 의연하게 반성은 하되 집착은 하면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내가 살아보고 싶은 캐릭터 세상만 연구하고 그것에 대해 머리 아플 정도로 만들어도 될까 말까인데 나까지 주판 튀기고 싶지 않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흥행 슬럼프에 빠진 건 비단 최민식뿐만이 아니었다. 곽도원 역시 최민식과 마찬가지로 전작 실패 리스크가 상당했다. 그간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12, 윤종빈 감독) '변호인'(13, 양우석 감독)'곡성'(나홍진 감독) 등 연달아 메가 히트를 터트리며 '충무로 대세'로 떠올랐던 상황. 특히 곽도원의 첫 주연작인 '곡성'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 전 세계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청소년관란불가 등급임에도 687만명을 동원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이렇듯 한창 흥행 상한가를 치던 곽도원이었지만 '곡성' 이후 선택한 '아수라'가 259만명에 그치는 사건(?)이 벌어져 여러모로 상처받은 곽도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곽도원은 '아수라'에 대한 애정이 그 어떤 배우들보다 같했던 것. 정우성, 황정민, 정만식, 주지훈 등 평소 아끼는 선·후배들과의 작업이었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던 '아수라'. 여기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 입소문도 낸 상황이라 흥행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예상과 다른 스코어로 당황했다는 후문.
이들의 소신처럼 '특별시민'은 '대호' 보다 좀 더 대중적인 소재, 익숙한 캐릭터로 관객과 소통할 거리를 선사한다. '반성은 하되 흥행에 집착은 안 한다'라는 최민식의 철학, '유권자의 의무와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길 바라는 곽도원의 바람이 담뿍 묻어난 작품인 것. 흥행 굴레에 있어 전보다 더 여유로워졌고 또 대중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 최민식과 곽도원의 '절치부심'이 흥행 꽃길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특별시민'은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문소리, 라미란, 류혜영 등이 가세했고 '모비딕'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의 6년 만에 컴백작이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