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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배선영 기자] "조용해요. SNS도 잘 안하는 타입? 하더라도 분더캄머를 해쉬태그에 걸지는 않는 타입들요, 하하. 그리고 딱 보면 그냥 분더캄머의 무드가 느껴지는 분들이죠."
지난 달 29일 2017 FW 서울패션위크가 한창 열리고 있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트레이드 쇼를 열고 전세계 바이어들을 만나고 있는 신혜영 디자이너와 마주 앉았다. 인터뷰 중에도 바이어들이 분더캄머의 쇼룸을 유심히 살펴보는 광경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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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어가 제일 많다니 정구호 총감독이 앞서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사드 이슈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은 거네요.
그런 것 같아요. 올해 특히 괜찮은 바이어들이 많이 참석한다고 해서 저희도 트레이드 쇼에 참가하게 됐어요.
-7월에는 헬싱키 패션위크 무대에서 쇼를 한다고 들었어요. 초청을 받았다고요.
헬싱키에서 초청을 받아 숙소, 비행기까지 다 지원받게 됐어요. 모델도 지원해줘서 정말 쇼만 준비하면 되죠. 북유럽 패션이 뜨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초청받게 된 과정이 궁금한데요.
메일로 연락이 왔어요. 처음엔 광고인 줄 알고 지나쳤는데 초대장이었죠. 가고 싶어도 못하는 브랜드도 있는데 먼저 연락을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올해는 사실 해외에서 좀 더 자리잡는 것이 목표에요. 그런 와중에 먼저 제안이 와서 유럽으로 가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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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erie 뉴욕 쇼, 프랑스 파리의 'Who's next' 쇼, 이탈리아 밀라노 white 쇼에 참석했어요. 해외 큰 쇼는 꾸준히 나가야 반응이 온다고 하던데, 정말 갈 때마다 반응이 다르더라고요.
-국내 서울 컬렉션 무대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 대다수 브랜드들이 컬렉션 외에 다른 방식으로 옷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유가 있나요?
비용 문제도 있고. 하지만 나중에는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무래도 쇼를 하는 브랜드에 호감을 가지는 것 같기는 해요. 지금처럼 바이어들 사이 인지도를 쌓고 이후 쇼까지 하면 확실히 시너지가 생기겠죠.
-매 시즌 다른 콘셉트로 옷을 풀어내는데,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디자이너가 많이 보고 다니면 참 좋을텐데, 사실 그럴 시간이 부족하긴 해요. 그래서 마치 눈문 쓰듯 조사를 하죠. 그렇게 공부 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물론 그 씨앗은 평소 관심 있는 것에 있긴 하지만요. 공부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으면 영감을 얻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공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패션디자인학과에서 강의를 하게 됐어요. 이번 학기 부터인가요?
네. 맞아요. 이제 4번 정도 나갔네요. 스무살 아이들과 함께 하는데 정말 깨발랄하더라고요. 우리 때랑은 많이 달라요. 교수라고 딱히 눈치보는 것도 없고 친구처럼 편하게 하다보니 시너지가 많아요. 사실 처음에는 부담이 많이 됐는데, 어린 친구들을 만나니 저 역시 자극이 돼 좋더라고요.
-만약 제자들 중 자기 브랜드를 런칭하겠다는 친구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물어보면 자기 브랜드 하고 싶은 사람이 절반 이상이에요. 열정 하나만 가지고 준비하면 당연히 살아남긴 힘들 거예요. 대학생 때 비지니스 적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시장을 훑어보고 시작한다면 그렇게 위험한 선택만은 아니라고 봐요. 저의 경우는 비교적 일찍 제 브랜드를 런칭한 편인데, 어려서 더 자신감이 있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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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없지만, 다행히도 비지니스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리고 강의라도 있으면 가서 부지런히 찾아 들었고요. 가장 좋은 것은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하는 것이지만, 디올 디렉터 정도 아니고서야 그렇게 살기는 어렵죠. 어렵게 다가오는 만큼 더 열심히 알아보면 자기 자신한테도 좋은 것 같아요.
-끝으로, 어떤 사람들이 분더캄머를 입었으면 좋겠다는 디자이너 개인의 바람이 있다면요.
처음부터 생각은 같았어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고 아트에 관심이 있고 미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감각이 있어 스스로 주도해서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 여자들. 그들이 분더캄머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러고보면 분더캄머는 초기의 기조가 비교적 흔들리지 않고 유지되어 온 브랜드 같아요.
하다보면 흔들릴 수 있는 요소가 많지만, 잃지 않으려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
sypova@sportschosun.com 사진=이 새 기자 06sej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