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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윤진이 또다시 노인분장을 선택했다. 배우라면 쉽사리 도전하지 못한다는 특수분장, 특히 여배우라면 피부 미용에 적인 특수분장을 무려 두 번이나 택한 김윤진이다. 그는 왜 그토록 힘든 가시밭길을 마다치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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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윤진은 미희가 집으로 다시 돌아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스토리를 위해 특수분장의 힘을 빌렸다. 앞서 '국제시장' 당시 짧게 특수분장에 도전한 김윤진. 이번 '시간위의 집'에서는 제대로 된, 정통의 특수분장에 도전한 것. 수감생활의 역경을 표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늙고 주름진 피부를 분장한 김윤진은 매 촬영 3시간이 넘는 특수분장을 한 뒤 촬영에 임했다.
특수분장은 배우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도전 중 하나다. 얼굴 근육을 사용해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감정을 전달해야 하지만 특수분장을 할 경우 이러한 감정 전달이 쉽지 않기 때문. 특히 피부를 상하게 하는 특수분장은 여배우들에게 더욱 치명적인 상황. 이런 이유로 몇몇 배우는 노인분장을 기피, 2인 1역으로 대체하기도 하는데, 이렇듯 모두가 기피하는 시도를 김윤진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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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분장도 분장이었지만 이번 작품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대목은 김윤진의 목소리다. 후두암에 걸린 캐릭터 설정으로 인해 성대를 긁는 발성을 내뱉어야만 한 것. 쇳소리 가득한 기침과 목소리는 이번 작품에서 김윤진의 가장 인상적인 변신이기도 했다.
그는 "시나리오에는 후두암 설정이 없었다. 현실적으로 연기하면 내 목소리에서 톤을 업 시켜 해야 하는 게 맞다. 실제 우리 엄마도 나이가 있으신데도 여전히 카랑카랑하고 활발한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그럼에도 영화 속 현실은 좀 달라야 한다고 '국제시장'을 통해 느꼈다. '국제시장'은 우리 엄마를 떠올리며 현실적으로 연기하려 노력했는데 결과는 칭찬을 못 받은 작품이다. 영화적인 현실이 따로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 어떻게 하면 '시간위의 집'에서 영화로도, 연기로도 도움이 될까를 많이 생각했고 그래서 고민 끝에 후두암이란 설정을 넣자고 했다. 솔직히 내 단점을 커버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캐릭터 감정의 진폭이 큰 연기를 요구하는 상황 속에서 특수분장이라는 핸디캡을 떠안고 작품에 임한 김윤진.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던 그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에서 필요했던 특수분장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이를 완성했다. 특수분장을 뛰어넘는 명연기로 기대 이상의 발군을 선보인 김윤진. '시간위의 집'은 김윤진의 또 다른 인생작이 됐다.
한편, '시간위의 집'은 김윤진, 옥택연, 조재윤, 이한위, 박준면 등이 가세했고 '실종: 택시 납치 사건' '무서운 이야기' '스승의 은혜'를 연출한 임대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시간위의 집'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