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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레인보우도 '7년의 벽' 앞에서 결국 무너졌다.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동방신기는 활동 7년차인 2009년에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가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탈퇴했고, 에프엑스 역시 활동 7년차인 2015년 멤버 설리가 연기자 활동을 이유로 팀을 떠났다. 그리고 최근 거취를 고민 중인 비스트의 장현승은 데뷔 7년차가 되는 올해 팀을 탈퇴했다. 애프터스쿨의 원년멤버 정아와 나인뮤지스의 이유애린, 민하, 현아도 활동 7년차에 맞춰 팀을 떠났다.
올해만 들어서는 벌써 6번째 걸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유독 7년차 그룹들이 위기를 맞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가요계에서는 데뷔 7주년을 맞은 팀들이 멤버 탈퇴, 그룹 해체 등의 최대 위기를 겪는 사례가 잦아지며 7년차 징크스란 말이 생겼다. 이는 대다수의 아이돌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공한 표준계약서에 따라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7년차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그룹의 활동 지속 여부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만큼 걸그룹에게 '7년'은 소속사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이며, 아이돌 본인의 입장에서도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미래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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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수 활동 외에 연기나 예능 활동 등 홀로서기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 그룹 내 특정멤버가 유독 주목을 받게 되면서 원톱 그룹의 한계에 부딪히거나 새로운 활동을 병행하지 않는 이상 금세 수명이 단축된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경우 팬덤의 규모가 롱런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원톱 그룹은 팬덤을 확장시키거나 새로운 그룹의 출범에도 끄떡없이 팀을 유지시키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
멤버들의 활발한 개별 활동은 그룹 활동을 원활하게 유지시키는 반면, 팀내 멤버들의 인기 불균형은 또 다른 위기를 맞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가수 보다는 연기에 비중을 두며 자연스레 7년을 기점으로 팀을 떠난 아이돌은 숱하게 많았다. 더군다나 계약이 종료되는 7년의 경우, 멤버별 활동의 노선이 분명해지고 각자의 인지도도 달라짐에 따라 완전체 활동이 쉽지 않은 시기임에도 분명하다.
대중문화평론가 성시권 씨는 "많은 팀들이 7년차에 위기를 맞는 건 아이돌이 갖는 태생적인 한계다"라며 "연기에 도전하며 그룹 탈퇴를 결정한 멤버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듯이 가수에 비해 비교적 생명력이 긴 배우의 길을 택하고 홀로서기에 발판을 마련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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