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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대빡이' 개그맨 김대범은 왜 '보여주기 식' 선행을 할까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6-10-21 14:32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제 선행은 가식적입니다. '보여주기 식' 이고요. 그런데, 그런 선행이라도 혹시 해보셨나요?"

대빡이로 유명한 개그맨 김대범은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지 않는다.

어쩌면 정반대다. 그는 SNS를 통해 '좋아요'를 청하고 일정 개수가 모이면 공약했던 선행을 실천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여러개의 사진으로 남겨 온라인에 게재한다. 개그맨의 창의력일까, 대빡이스러운 열정일까. 그 선행의 주제는 독특한 테마가 있고, 우리 이웃의 구석구석을 비추며, 때론 개인의 힘으론 벅찬 분야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태풍이 일어나면 생필품을 승합차에 싣는다. 국군 장병을 위해 치킨 200마리를 튀기거나, 추석에 고향에 못 가는 사람 30명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경비 아저씨가 계시는 초소 문을 열고 들어가 맛난 음식을 드리고, 중국음식 배달을 시켜 한그릇은 배달부에게 권해 같이 먹는다. '어르신'들이 모여 계신 공원으로 불쑥 찾아가 막걸리를 한잔씩 나눠 드리고 본인도 자리를 잡고 앉아 '건배'를 한다.


독도의 날에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말이 한글과 영어, 일본어로 적힌 티셔츠를 입고 열도의 곳곳을 걷기도 하고, '건전한 피서 문화'를 만들겠다며 영화 '부산행'을 패러디해 좀비 복장을 하고 해운대로 내려가 모래사장의 쓰레기를 줍는다.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팻말을 들고 밤거리를 거닐기도 했고, 아이언맨 복장을 한 날은 초등학교 교통안전 도우미로 나섰다.

이를 위해 그가 '구걸'하는 '좋아요'는 대부분 수십개 수준, 사실상 약속하는 모든 것을 실천한 셈이며 이제껏 쌓인 선행이 수십개를 넘는다.


김대범은 이렇게 말한다.


"사실 선행의 흔적을 사진으로 남겨서 SNS에 올리면, 거의 대부분의 게시물에 '김대범 가식적이다', '착한척하네' 같은 댓글이 달립니다. 그럼 저는 꼭 댓글을 답니다. 보여주기식 선행 맞다고. 그런데 그런 선행이라도 한번 시작하면 어느새 진심이 되고 버릇이 된다고. 또한 그것을 남에게 장황하게 알림으로써 또 다른 선행자를 낳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는 현재 '좋아요'를 통해 주변 지인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 제작을 구상 중이다.


2004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2년 후 곧바로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남자우수상을 수상한 김대범. 그는 '선행은 유재석 선배, 개그는 김구라 선배를 닮고 싶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의 개그세계는 조금도 착하지 않다. 스스로를 '미친X', '개그계의 또X이'라고 자부할만큼 독하고 짓궂은 개그로 가득하다.

선행과 함께 SNS에 올리는 영상에서 그는 수없이 뺨을 맞거나 계란 세례를 받기도 하고, 발길질을 당하기도 한다. 온라인 환경에서 허용되는 속어도 부담없이 사용하며 웃음을 만들어내는 김대범. 화제가 된 영상은 1000만뷰를 돌파하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한다

"문득 '대빡이'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공개 코미디로 다시 돌아갈 마음은 없어요. 제 배터리가 다 됐다는 느낌이 들어서 엄두가 나질 않네요. 1인 미디어를 차리기도 해봤지만, 역시 뜻대로 되지 않았고요. 여전히 자신있는 것은 '입'입니다.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이라고 자부해요. 사석의 에이스이기도 하고요. 누구보다 독하고 신랄한 이 입으로 토크쇼를 통해 활약해보고 싶습니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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