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하동호의 소윙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2017 S/S 컬렉션이 공개됐다.
소윙바운더리스는 '비가 온 뒤의 정원(In the garden after the rain)' 이라는 주제로 물기를 머금은 듯한 색채를 이용해 서정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 액티비티한 런웨이에 대비되는 심플하면서 한결 정제된 느낌의 컬렉션이 펼쳐졌다.
하동호는 "항상 젖어있는 도시 런던, 특히 그곳 정원의 색채에 끌렸다. 물기가 스며들어 있는 런던 어느 정원을 밟으면서 이번 쇼를 기획하게 되었다. 비온 뒤 덩굴들이 얽혀있는 이슬 맺힌 정원을 그려냈다"고 전한다. 작은 덩굴 라인이 만들어 낸 윈도우 체크는 은은한 화이트가 기본이 되어, 수트나 슬립 드레스 등 다양한 아이템을 수 놓았다.
지난 6월 2017 S/S 런던 컬렉션 맨즈(LCM) 페어에서도 화제가 된 소윙바운더리스의 특수 원단들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동호의 재치가 엿보이는 데님처럼 보이는 자켓과 쇼츠는 이슬 맺힌 정원은 불에 타지 않는다라는 스토리를 더해 소방복으로 쓰이던 원단에 데님 가공을 입혀 새롭게 선보였다. 일반 나일론으로 데님보다 훨씬 가볍고 활동성 또한 좋다고 한다.
LCM에서 큰 호응을 받은 것은 또 한 가지의 특수 원단인 발광 소재. 하동호는 발광 소재로 만든 테일러드 코트&수트와 포멀하게 변신한 레인코트 착장에 대해 "빛을 가하면 안 보이던 체크무늬가 살아난다. 본래 발광소재란 유리사로 짜여 두껍게 나와 가방이나 특수용도로만 쓰이고 있었다. 얇게 만들어 레인코트의 소재로 활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원단 업체와 함께 개발하게 되었다. 특수성은 지녔지만 기성복에 쓰기 힘든 원단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소스를 더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 전한다.
마치 물에 젖은 잎사귀에 햇빛이 반사되듯, 은은한 광택이 도는 그린은 이른 아침의 싱그러움을 발산했다. 역시 메인 패턴인 윈도우 체크 아이템과 믹스되거나 트렌디한 로 에지 데님과 매치되어 청량하게 표현한다. 풋풋한 젊음이 느껴지는 소윙바운더리스의 런웨이는 기분 좋은 에너지로 가득했다.
소윙바운더리스의 시그너처 컬러이기도 한 레드는 이번 시즌에는 차분하게 제안한다. 캐주얼 수트 그리고 니트 짐웨어 등 눈에 띄는 포인트로 적용되는데,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꾸준히 선보이는 롱 실루엣 또한 주목할 만한 요소. 색감이외에도 스트라이프나 보터햇 슬라이드 등을 활용해 산뜻하면서도 활동적인 무드를 꾸몄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경계가 허물어진 젠더리스(genderless).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폭넓은 디자인을 그린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아이템 하나하나 소윙바운더리스의 기본 정신을 담아낸 점이 돋보이던 시간이었다.
dondante1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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