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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콘셉트가 뭐에요?"
우선 동화,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은 콘셉트의 대상이다. 2차적으로 패션 매거진,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재해석된 여러 결과물은 콘셉트의 좋은 힌트가 된다. 생소한 이미지 보다는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은 패러디되거나 친숙하게 스토리를 설득시키기 좋은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중 영화는 가요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수단. 레옹, 마틸다, 마릴린 먼로 등 배우들의 이미지 혹은 영화 캐릭터는 여럿 재해석돼 왔고, 극중 드라큘라, 좀비, 사이보그, 뱀파이어 등 독특한 캐릭터들은 재미와 환상을 줄 수 있는 아이돌에겐 최적화된 요소로 작용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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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필름도 최근 가수들이 많이 선보이는 콘셉트 프로모션의 하나다.
동화적 이미지에 멤버들의 발랄함을 강조해 신비로움을 더한 레드벨벳은 컴백에 앞서 프로모션 비디오 '언 에스엠엘 디지털 쇼트(AN SML DIGITAL SHORT)'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총 5편의 영상에는 레드벨벳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분해 콩트 연기를 펼쳤다. 이는 미국에서 유명 스타들의 코믹한 변신을 담은 디지털 단편을 패러디한 것으로, 레드벨벳은 이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 동시에 영상 말미 타이틀곡 '러시안 룰렛'을 삽입해 홍보 효과를 누렸다.
방탄소년단은 문학을 콘셉트에 활용했다. 각 멤버가 주인공이 돼 총 7편으로 제작된 쇼트필름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테마로 청춘의 성장과 갈등이란 새 앨범의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2013년부터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등 스토리텔링과 결합한 시리즈 앨범을 선보였던 방탄소년단의 이번 앨범 '윙스'(WINGS) 역시 콘셉트 음반이다. 여러 아이돌 가수들이 뮤직비디오를 짧게 편집한 티저 영상을 선보이는데 반해, 방탄소년단은 2~3분의 쇼트필름 7편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새 앨범 전체에 얽힌 스토리와 이미지 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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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 역시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공조히 다져온 대표가수다. 가인은 신곡 '카니발'에서 모든 사람들이 경험했고 추억하는 첫 사랑의 존재인 '캐리'란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어냈다. 소녀와 숙녀의 묘한 이미지로 대표되는 그가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순수함과 섹시함에 대한 테마. 짙은 스모키 화장에 여린 이미지, 옅은 메이크업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섹시 스타일링으로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독보적인 캐릭터다.
이처럼 새 콘셉트를 찾기 위한 여러 가수들의 노력은 점차 치열해 지고 있다. 잘 집어든 콘셉트 하나는 노래에 생명력을 부여하지만 무작위로 무리한 콘셉트를 대입시키다 보니 우스꽝스러운 패러디로 전락하거나 과장된 퍼포먼스로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작사, 작곡, 의상, 안무, 뮤직비디오 등 프로덕션이 일관성을 갖추면서도 세밀하게 조합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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