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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가는길'2R①] 김하늘, 멜로퀸의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0-19 17:2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하늘의 도전이 아름답다.

KBS2 수목극 '공항가는 길'이 2막을 연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 제2의 사춘기를 맞은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방영 전까지만 해도 기혼남녀의 관계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불륜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된 뒤에는 절절한 감성 멜로로 호평받고 있다. 특히 인상깊은 것은 김하늘의 변신이다.


사실 '공항가는 길'의 최수아는 여배우가 선뜻 나서기 어려운 캐릭터다. 최수아는 베테랑 승무원이자 한 가정의 안주인이다. 하지만 강압적인 남편의 태도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했고, 유일하게 마음의 안식처가 됐던 딸마저 남편의 일방적인 요구로 떨어지게 되면서 내적 갈등을 겪는다. 그때 가을바람처럼 살며시 다가와 손을 잡아준 남자 서도우(이상윤)에게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위안을 얻고 마음을 여는 인물이다.

물론 최수아가 닥친 상황은 불행하다.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지상파 드라마에서 불륜녀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여배우에게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험한 도전이다. 이와 함께 모성애 연기까지 펼쳐내야한다는 점에서도 최수아 캐릭터는 난제 중의 난제였다.


그런 캐릭터에 김하늘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선택이었다. 일단 이미지 자체가 청순한 로코퀸이었다. 지난 3월 결혼에 골인한 새댁이기도 했다. 더욱이 안방극장 복귀는 SBS '신사의 품격' 이후 4년 여만의 일이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좀더 쉽고 말랑한 작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결과였다.

소속사 SM C&C 관계자는 "김하늘이 워낙 도전을 좋아하는 배우다. 당장의 이미지나 광고 효과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 배우로서 본연의 자세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이번 최수아 캐릭터 역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지고 보면 김하늘은 반전에 강한 배우였다. 영화 '동감', 드라마 '피아노'를 통해 청순파 여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학생과 선생님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다뤘던 '로망스'에 출연,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키며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그것도 잠시,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통해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며 로코퀸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2008년 드라마 '온에어'에서 안하무인 거만한 톱스타 오승아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지만 연기력 만큼은 인정받으며 드라마 흥행에 일조했다. 그런가하면 2011년 개봉한 영화 '블라인드'에서는 살인 사건 목격자가 된 시각장애인 역을 맡아 제32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찾아 도전을 거듭해 온 김하늘이였기에 이번 작품도 가능했던 것이다.


반응은 좋다. 남편의 무관심과 무시 속에서 심적 고통을 겪던 최수아가 서도우를 만나고,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본능적인 이끌림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1회부터 8회까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차분히 캐릭터를 쌓아올리며 시청자들이 불륜인지 아닌지 관계의 정확성보다 캐릭터의 감정선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상대 배우와의 케미도 좋았다. 호흡을 맞추는 이상윤과의 아슬아슬한 감성 케미는 말할 것도 없고, 남편 박진석(신성록), 친구 송미진(최여진), 딸 박효은(김환희) 등 상황에 따라 다른 톤의 연기를 보여주며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반전은 더 기대된다. 2막을 맞아 최수아 캐릭터에 전면적인 변화가 생긴다. 최수아는 남편의 강요로 딸을 전학보내게 됐지만, 전학간 학교에서 딸이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이후 사직을 결심한다. 베테랑 승무원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왔던 그가 직업까지 포기하면서 심적 변화가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또 박진석과 송미진의 관계도 최수아에게 변화를 가져다준다. 박진석과 송미진은 과거 동거까지 했던 사이지만, 최수아는 이를 모른채 박진석과 결혼했다. 믿었던 남편과 친구에게 동시에 배신당한 최수아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공항가는 길'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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