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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W리뷰] 카루소, 한국 패션 머금은 장광'효'X화성행행 반차도

이종현 기자

기사입력 2016-10-19 09:31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 기자]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패션쇼다.

18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디자이너 장광효의 카루소 2017 S/S 컬렉션이 공개됐다. 오랜 기간 자신만의 색깔로 남성복에 몰두해온 장광효 답게 이번 카루소 쇼에도 수많은 패션 팬들이 몰렸다.

디자이너 장광효가 선보인 2017 S/S 컬렉션의 주제는 '효(孝)'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대한민국의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효라는 메세지를 장광효는 본인의 패션에 녹여냈다.
사진=doopedia.co.kr
장광효의 이번 2017 S/S 컬렉션은 조선시대 문화가 가장 꽃피웠던 정조 시대에 그려진 화성행행 반차도를 모티브로 했다. 화성행행 반차도는 자신의 어머니인 경의왕후의 회갑연을 맞아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수원으로 찾아가는 정조의 행차를 그린 작품이다.

화성행행 반차도에서 '등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시지푸스의 운명'을 떠올렸다는 장광효. 장광효는 어머니를 모시고 아버지를 찾아가는 정조의 효심, 그리고 행렬 속 수많은 인파 속에 담긴 삶의 겹겹을 여러 방법을 통해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첫 번째는 바로 프린팅. 장광효는 가마, 마병, 문관 등 그림 속 다양한 인물의 모습 자체를 프린팅을 통해 옷 속에 담았다. 얼핏 보면 여느 의상의 프린팅과 다른 점이 없을 정도로 반차도의 인물들은 자연스럽게 옷에 녹아 들었다.

모티브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장광효의 이번 의상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200여 년전 인물들이 2017년의 옷에 소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화감 없이 아름다운 패션을 연출한다. 특히 의상 속 프린팅의 광채는 전통적인 한국의 자개의 색감을 떠올리게해 '전통의 재해석'이라는 맘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색채 역시 아름답다. 독특한 컬러감으로 '모우', '직관' 등 다양한 주제를 선보였던 장광효 답게 이번 컬렉션도 그의 색채는 빛이 났다. 현대 의복에 사용되는 색감이면서도 효라는 주제를 연상시킬 수 있는 절묘한 색깔로 런웨이를 수 놓은 것.

장광효는 브라운 보단 자연 염색의 황토빛을 닮은 수트, 색동 저고리를 연상시키는 스šœ셔츠, 왕의 색 레드 등 색채를 이용해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특히 왕의 곤룡포를 연상시키는 짙은 붉은 빛, 그리고 문관의 의복에서 볼 수 있는 푸른색의 대조가 강렬한 무드를 주었다.



디테일 역시 풍성했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디테일은 바로 보타이. 장광효의 보타이는 리본형태보단 왠지 한복의 옷 고름을 연상케한다. 자연스러운 곡선과 살짝 삐져나온 직선적인 디테일이 의상에 포인트를 주고 시선을 마무리해 준다.

하지만 쇼에 등장한 모든 의상은 현시대의 옷이라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가진다. 효라는 한국적 가치, 화성행행 반차도라는 한국의 작품의 기반을 두었지만 장광효의 의상은 트렌드에 맞는 분명한 패션이다. 한국, 메세지, 스타일 모두를 녹여낸 장광효의 디자이너의 역량이 돋보인 쇼였다.

over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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