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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모습을 감추니 비로소 진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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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이 다른 음악 예능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배경에는 '가면'이라는 아이템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 가면을 씀으로서 누구나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고, 승부가 아닌 그의 정체를 맞추는 추리가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무엇보다 음악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고정관념들을 깨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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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은 얼굴 모르는 캔디와 대화를 통해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들을 꺼내고 있다. 앞서 '내 귀에 캔디' 장근석은 화려한 한류스타로서의 모습 외에 색다른 모습과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고, 스타 농구선수 출신으로 최근 방송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장훈 역시 쉽게 볼 수 없었던 평소의 일상을 공개했다. 또한 경수진은 일과 사랑 등 30대 여성이 갖게 되는 고민을, 지수는 20대 청춘의 열정과 고민을 털어놨다.
유학찬 PD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오히려 속얘기를 하기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익명의 상대와 나이나 배경에 대한 선입견 없이 대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익명성이란 장치를 사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제작진의 의도는 정확히 맞아 떨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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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에서는 박미선-이봉원은 '졸혼' 후 따로 사는 노년 부부의 하루를 보여주며 서로에 대한 소중안을 되새겼다. 이들은 특히 미래에는 부부, 또는 가족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될지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안겼다.
'채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상민은 자신의 엄마를 만나기 위해 엄마가 있는 식당으로 몰래 찾아갔다. 이상민은 엄마가 자신을 단번에 알아볼까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전혀 알아보지 못해 거꾸로 당황해했다. 그는 아들이 아닌 행인으로서, 그동안 자신이 잘 몰랐던 엄마의 진심을 들어볼 수 있었다.
가면, 익명의 전화, 타임슬립은 서로 성격은 다르지만 결국은 또 다른 출연자의 모습을 발견하는 장치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정체를 모르는 상대방에게 진짜 속내를 털어놓거나, 반대로 자신을 감춤으로써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것.
자신의 정체를 숨겨 진짜 자신을 만나게 되는 이들 예능은 안방에 색다른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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