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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배우 임수향을 떠올리면 어딘지 모르게 차분하고 어두운 이미지가 강했다. 이는 임수향이 걸어왔던 연기 필모그래피와도 맥을 같이 한다. 데뷔작인 드라마 '신기생뎐'에서 기생의 슬픈 운명을 지닌 단사란 역으로 존재를 각인시키더니이후 출연한 '아이리스2', '감격시대' 등 선이 굵은 작품에서도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들을 연기해왔기 때문이다.
'아이가 다섯'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이유 또한 바로 그 케미에 있다.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지닌 주말극이다보니 촬영장은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대선배들은 물론 성훈, 신혜선, 안우연 등 또래 배우들과도 돈독하게 지낼 수 있었던 현장, 임수향은 "정말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들 많이 친해졌고 지금도 계속 연락할 정도로 너무 다 좋다. 특히 또래 배우들과는 넷이서 따로 본적도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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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민과 실제 안우연의 차이점에 대해 물었더니 "둘은 전혀 다르다. 우연이는 태민이보다 더욱 재밌다. 또 더 자유분방하기도 하고. 물론 태민이랑 비슷한 면도 있지만 확실히 태민이보다는 더 매력이 있는 친구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은 이들 커플의 결실을 염원했지만, 열린 결말로 끝나고야 말았다. 대부분의 커플이 결혼에 골인했지만 마지막에 가서야 화해를 해버린 이 커플의 결말, 임수향은 마음에 꼭 든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실제 진주처럼 당차고 밝은 대답이었다. "인터뷰 하면서 결혼하지 못한게 섭섭하지 않냐고들 많이 물으시는데, 저는 이런 결말을 원했던 사람 중 한명이예요(웃음) 사실 모든 커플의 결말은 결혼이 아니잖아요. 태민 진주는 자리잡은 인생이 아니었어요. 결혼을 하기엔는 경제적인 능력이나 부모님 반대등 헤쳐나가야할 숙제들이 많았고요. 결혼을 꼭 강요하는게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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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임수향에게서 진주와 같은 밝고 당찬 기운이 느껴졌다. 그는 "분명히 제게 진주의 모습이 있다. 그간 사연 많고 어두운 작품들, 밑바닥 인생을 연기할 땐 에너지 소모가 컸고 오히려 제 활발한 면이 차분해질 수 있는 계기였다. 이번에는 오히려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얻을 수 있었다"며 웃는다.
임수향의 말대로 그는 '아이가 다섯'을 통해 그간의 강렬한 이미지를 털어냈다. 임수향은 "그 효과를 바라고 한 것도 없지않아 있다. '저 이렇게 밝은 역할도 할 수 있어요'라고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고 속내를 꺼내놨다.
"'아이가 다섯' 캐릭터도 힘들긴 했지만 그 전에는 살인하고 기생도 되어야 하고 고문도 당하고…이렇게 극도로 힘들었어서 이번 처럼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 부모님들이 이번 작품을 좋아하셨죠. 딸이 모처럼 딸내미같은 역할을 하니까. 그 전에는 제 캐릭터에 몰입하기 보단 기모노 입고 다치고, 추운데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걱정을 더 많이 하셨거든요. 지금 작품에서는 저의 모습이 많이 보이니 유독 좋아해주시네요."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제공=한양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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