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대표 래퍼 서바이벌이자 힙합의 대중적 인기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두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하지만 가장 최근 시즌의 두 프로그램의 온도차는 상당하다.
지난 7월 15일 종영한 Mnet '쇼미더머니5'의 인기는 뜨거웠다. 사이먼 도미닉·그레이 도끼·더콰이엇, 쿠시·자이언티, 길·매드크라운 등 쟁쟁한 심사위원은 물론 역대급 실력자들이 승부를 겨뤄 매 회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진 비와이와 씨잼 외에도 슈퍼비, 플로우식, 보이비, 킬라그램, 주노플로, G2, 면도, 도넛맨, 샵건 등 최강의 실력을 가진 래퍼들이 총출동했고, 매회 레전드 무대를 만들어내며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를 씹어 삼켰다. '쇼미더머니'가 높은 인기만큼이나 자극적인 편집, 출연 래퍼들의 인성 논란 등 매번 힙합 '외' 이슈를 만들어냈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에서는 래퍼들의 개성과 실력이 가장 큰 이슈였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 '쇼미더머니5'는 최고의 시즌으로 꼽혔다.
'쇼미더머니5'의 뜨거운 인기는 후속으로 방송되는 여성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3'로 이어졌다. '쇼미더머니5'가 최강의 실력자들로 래퍼 서바이벌로서의 재미를 제대로 살려줬 듯이 '언프리티 랩스타3' 역시 역대급 시즌이 탄생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넘쳐났다.
하지만 미료, 육지담, 하주연, 전소연, 자이언트 핑크, 유나킴, 나다, 제이니, 그레이스, 케이시 등이 출연하고 있는 '언프리티 랩스타3'는 7월 29일 첫 방송에서부터 팬들에게 실망만 안기고 있다. 래퍼들의 실력을 처음 보여주는 첫 인상 프리스타일 랩부터 실망 그 자체였다. 래퍼들의 실수는 넘쳐났고 기억에 남는 가사나 훅은 존재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수보다 더한 문제는 래퍼들의 자세에 있었다. 래퍼들은 '랩을 잘하려는 노력' 보다는 서로를 조롱하고 깍아 내리려는데 더 혈안이 돼 있었다. 단체곡 회의에서는 서로의 실력을 조롱하는 데 바뻤고 세 명의 래퍼가 서로 디스를 해야하는 디스전에서는 두 명의 래퍼(미료·하주연)이 한 명의 래퍼(유나킴)을 일방적으로 깔아 뭉게기도 했다.
디스는 힙합에서 빠질 수 없는 것으로 듣는 재미를 극대화 해주는 요소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래퍼의 실력과 가사의 창의성·공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펼쳐진 디스전에는 창의성과 공감, 실력 그 어느 것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듣는 재미는커녕 디스전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불쾌감만 줬다. 이러니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언프리티 랩스타3' 관련 음원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당연하다.
'언프리티 랩스타'도 TV쇼이기 때문에 재미를 위한 자극적인 설정들과 기 센 캐릭터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실력'이 뒷받침 됐을 때의 이야기다. 유치한 기싸움보다는 실력을 쌓는데 초점을 맞추고 '쇼미더머니5'가 끌어올린 '힙합 열풍'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해야 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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