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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최근 시청자와 소통하는 예능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시청자가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앞서 언급한 '꽃놀이패'와 '우설리' 뿐 아니라,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KBS2 '어서옵쇼' 등은 실시간 댓글로 참여하는 시청자 의견을 수렴해 방송을 진행한다. JTBC 특집 프로그램 '예언자들'은 시청자와 함께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신설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 참여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우설리'를 기획한 한영롱 PD는 매체 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라 바뀐 대중들의 미디어를 소비 태도를 이유로 들었다. '우설리'는 시청자들이 직접 드라마를 만드는 예능으로, 출연진이 네티즌의 댓글을 토대로 작성된 대본에 따라 연기해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한다.
한 PD는 또한 최근 인기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섭외 과정에서 네티즌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비쳤던 현상을 예로 들면서 "방법의 문제일 뿐, 더 이상 대중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구조가 아닌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우설리'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네티즌의 댓글놀이를 보고 기획하게 됐다. 특정 상황이나 인물을 예로 들면서 릴레이식으로 꼬리를 이으며 상상을 펼치는 네티즌을 보고 이를 방송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는 것.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제한없이 쏟아지는 대중의 아이디어를 방송에 연결시키고자 했을 뿐이라는 것
한 PD는 "대중들이 기존 미디어 환경에서 정해져 있는 방식으로 소비하는 것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 같다"라며 "시청자 참여 예능은 이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꽃놀이패'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줘야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에 충실하는 방안으로 시청자 참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꽃놀이패'는 2박 3일 여행 동안 네이버 V 라이브 생방송 투표를 통해 연예인 6명의 운명을 시청자가 직접 선택하는 신개념 여행 버라이어티다.
연출자 박승민 PD는 "예능을 보는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해야 하는데, 시청자가 기획부터 전부 참여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제작진 입장에서 기본적인 틀을 만들고 대신 그 안에서 선택지를 만들어 보게 됐다"라고 기획 배경에 대해 밝혔다.
특히 '꽃놀이패'는 선택지를 2~3가지로 간단히 제시해 네티즌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선택에 따른 결과는 굉장히 다양하다. 갈림길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목적지가 달라지는 것처럼, 네티즌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갱 없는 드라마가 예상 못한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제작진의 기대다.
박 PD는 "비록 크진 않지만 청자의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직접 선택한 결과에 따라 프로그램 내용이 바뀌게 된다면 보는 이들의 관심을 더 고취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중심의 미디어 환경도 물론 배제할 수 없다. 박 PD는 "무엇보다 요즘 모바일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미디어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관심도 크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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