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정일우가 시청자의 모성애를 제대로 자극했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강지운의 가려졌던 슬픔이다. 사생아로 태어나 혼자 자라온 강지운에게 '재벌 3세'라는 옷은 여전히 불편하다. '강지운'이 아니라 '한지운'으로 살고 싶어 신분증을 던져 버리고, 으리으리한 하늘집 대신 작은 여관방을 택할 만큼 지운에게 새 가족은 낯설다.
강지운이 마음을 둘 곳은 예전에 가족처럼 지냈던 자동차 정비소의 형들뿐이다. 그렇지만 재벌 할아버지는 강지운에게 그마저도 빼앗으려 했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 찾아간 정비소에서, 형들은 지운에게 "그냥 가주라"고 말한다. 그들은 결국 돈 때문에 지운을 멀리한 것이다. 지운은 "잘 됐네. 난 괜찮아"라고 말하며 애써 돌아섰다.
정일우는 아련한 눈빛 속에 '강지운'이 가진 슬픔과 아픔을 오롯이 담아냈다. 많은 대사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빛 하나, 애써 짓는 미소 하나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정일우 특유의 캐릭터 표현력이 깊어진 감정연기력과 어우러지며 시청자의 모성애를, 감성을 제대로 자극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슬픔과 아픔을 까칠함 뒤에 숨기고 있는 강지운. 그가 첫 회에서 유쾌하지 않은 인연으로 만났던 은하원을 만나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그녀를 도와주고, 우연처럼 극장에서 만나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비싼 음식 대신 함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기도 했다. 이후 하늘집에서 함께 살게 된 두 사람이 어떤 인연으로 이어질 것인지 기대를 더한다.
이와 함께 아직은 성숙하지 않은, 스무 살 강지운이 아픔을 걷어내고 성장해 나갈 모습 역시 궁금하다. 물론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를 통해 이 모든 것을 담아낼 정일우의 매력과 연기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anjee85@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