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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운빨', 로봇연기로 각성한 류준열 효과 볼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6-09 09:5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오케이, 자연스러웠어."

배우 류준열이 로봇 연기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겼다. 8일 방송된 MBC 수목극 '운빨로맨스'에서는 심보늬(황정음)를 피하려는 제수호(류준열)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제수호는 심보늬의 하룻밤 제안에 놀라 그를 피해다니기로 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어색하기 짝이 없어 웃음을 유발했다. 먼저 제수호는 심보늬가 사무실에 들어오자 전화를 받는 척 했다. 심보늬는 그의 어설픈 연기를 눈치채고 방에서 나갔지만, 제수호는 "오케이, 자연스러웠어"라며 홀로 만족했다. 또 다시 심보늬가 사무실에 들어오자 회의가 있다며 자리를 떠났지만 회의실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실수를 저질렀다.

제수호는 IQ 200의 천재라고는 하지만 인간관계, 특히 연애관계에 있어서는 무지한 인물이다. 그래서 심보늬에게 향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도 눈치채지 못한다. 오히려 호감을 공포로 착각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이처럼 까칠한 츤데레인 줄 알았던 제수호가 소심한 철벽남이었음이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롭다. 일단 이런 초식 철벽남 캐릭터는 국내 드라마에서 흔하게 만나볼 수 없는 설정이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외모 스펙 재력을 모두 갖춘 것은 물론, 가만히 서 있어도 로맨스 화보가 되고 무심한 듯 던진 한 마디로 여심을 공략할 수 있는 마성의 상남자 스킬을 겸비하고 있다. 그런데 '운빨로맨스'의 제수호는 여심을 쥐락펴락하는 스킬은 커녕 자기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독특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보는 맛이 있다. 류준열이라는 배우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직까지 류준열의 연기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분명 전작 tvN '응답하라 1988'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칼을 갈았다는 것만은 알 수 있다.

류준열의 각성에 힘입어 '운빨로맨스'가 '마의 고지'라 할 수 있는 시청률 10%를 넘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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