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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맨부커상’ 수상 생각 못해…편안한 마음으로 갔다”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24 15:13


ⓒAFPBBNews = News1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문학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밝혔다.

한강은 24일 오전 11시 5분께 홍대입구 인근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영국에는 출판사 편집자와 신작 '흰' 출간을 상의하려고 갔다. 수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갔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 당시) 시차 때문에 거의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렸다. 별로 현실감 없는 상태에서 상을 받았다. 발표 나기 직전 다행히 커피 한 잔을 마셔서 무사히 그날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한강은 "당시 담담했던 큰 이유는 책을 쓴 지 오래돼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상 후 달라진 게 있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바라건대 아무 일 없이 예전처럼 잘 살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이 자리가 끝나면 얼른 돌아가서 지금 쓰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더 드릴 말씀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글을 쓰면서 책의 형태로 여러분께 드리고 싶다.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상 이후 책을 사보는 독자들에게는 "'채식주의자'가 좀 불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을 질문으로 읽어주셨으면 한다. 11년 전 던진 질문으로부터 저는 계속 나아갔다. 지금도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새 독자들에게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한강이 25일 출간하는 신작 소설 '흰'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는 우리가 이토록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견딜 수 있는가, 껴안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끝났고 여기서 시작해 우리가 이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그렇다면 인간의 어떤 지점을 바라보면서 살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라는 식의 질문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을 바라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나온 게 '흰'이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지난 17일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맨부커 상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상으로 나뉘어 수여된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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