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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깐느박' 박찬욱이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 한국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토커'(13) 이후 3년 만에, 국내 작품으로는 '박쥐'(09)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신작. 순제작비만 110억원 이상이 투자되는 블록버스터로 지난 14일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 됐다.
월드 프리미어 직후 '아가씨'는 세계 각국의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이 못지않은 혹평도 등장해 궁금증을 낳았다. 특히 영화 전문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이 발행한 스크린 데일리에서는 '아가씨'의 평균 평점을 2.2점으로 내렸는데 이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비교적 낮은 점수로 분류, '아가씨' 수상에 대한 기대치를 떨어트리기도 했다.
일단 박찬욱 감독은 '깐느박'이라 불릴 정도로 칸영화제와 인연이 많다는 것. 2004년 '올드보이', 2009년 '박쥐'로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경험이 있고 '올드보이'는 심사위원대상, '박쥐'는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앞서 두 편의 영화도 '아가씨'처럼 영화지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두 편의 사례를 통해 박찬욱 감독에 대한 칸영화제의 사랑을 확인한 만큼 이번 '아가씨' 또한 수상을 기대해볼 만 하다.
그리고 '아가씨'는 전 세계 175개국에 판매되며 한국영화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는 것 또한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11월 아메리칸 필름 마켓, 2월 유로피안 필름 마켓, 3월 홍콩 필름 마트 등을 통해 120개 국가에 선판매된 '아가씨'는 칸영화제에서 55개국에 추가로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전세계가 '아가씨'에 주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마지막으로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들이 폐막까지 칸영화제에 남아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보통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의 감독, 배우들은 프로모션이 끝난 직후 돌아가기 마련. 하지만 칸영화제 측은 박찬욱 감독에게 "끝까지 남아달라"며 특별 요청이 들어간 상태다. 이에 박찬욱 감독과 김민희 등이 남아 폐막식까지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황금종려상으로 최고 평점을 받은 마렌 아데 감독의 '토니 에르트만'이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깐느박'의 '아가씨'는 어떤 성적을 얻고 돌아올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아가씨'는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박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런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김해숙, 문소리, 이동휘 등이 가세했고 '스토커' '박쥐' '친절한 금자씨'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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