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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희대의 트러블메이커일까, 비운의 천재일까.
파장은 컸다. 그동안 조영남은 방송에서 수차례 자신의 그림을 공개했고 전시회도 열었다. 자유로운 화법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조영남에게는 '천재 화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거짓 가면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중도 그의 창작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조영남의 이미지는 꽤나 자유분방했다. 여러 차례 독특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고 특히 KBS2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이탈 사건으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중들의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었다.
싸늘한 여론이 형상되자 불똥이 방송으로 튀었다. MBC 표준FM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측은 17일 "오늘 방송부터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당분간 대타DJ가 방송을 진행한다. 임시 DJ를 물색 중이다. 아직 조영남의 하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조 화가는 업계 관행이라는 의견이 많다. 진중권 교수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조영남 대작 사건 재밌는 사건이 터졌네.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라며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컨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다. 핵심은 컨셉트다. 컨셉트 제공자가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념은 고루해 여론 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속초지청 역시 "아직 사기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사를 진행해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조영남 본인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영남이 원작 샘플을 보내고 A씨가 기본 색칠을 해오는 수준의 작업을 했을 뿐이라는 게 조영남 측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A씨는 대부분의 국내 화가들이 채용하는 보조, 혹은 문하생 정도의 역할만 했다는 얘기다.
조영남 주장과 해명이 법의 영역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지 전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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