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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맨부커상은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Man Booker Prize)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부문으로 나뉘어 수상한다. 2005년 제정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2년에 한번 수상자를 선정한다. 비영어권 작가 및 번역가의 창작활동을 후원하고, 문학의 다양성을 위한 시도다. 번역의 중요성을 고려해 작가와 번역가가 공동 수상한다. 상금은 5만 파운드(한화 약 8600만원)다.
한강은 지난 3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longlist) 13명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최종후보 6인에 이름을 올렸다. 터키의 노벨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 중국 유명 작가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 세계적 문호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소설가 한강은 한국문학계를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다. 1970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한강의 아버지는 '아제아제바라아제'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이다. 오빠 한동림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소설가다. 남다른 감수성을 타고나, 문학적인 환경속에 성장한 그녀는 1993년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그해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의 시 4편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됐고,이후 단편소설 '진달래 능선' '질주' '야간열차' 중편소설 '어둠의 사육제' '저녁빛' '여수의 사랑' 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1995년 '한국일보 우수소설가상'을 받았고,, 1999년 중편소설 '아기 부처'로 제 25회 한국소설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2005년에는 '몽고반점'으로, 제29회 이상문학상(심사위원 만장일치)을 수상했다. 1970년대에 출생한 신진작가로는 최초의 쾌거이자, 1988년 수상자인 아버지 한승원과 부녀가 함께 이상문학상을 받는 기록도 세웠다. 2010년 동리문학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한 그녀는 한국작가 첫 맨부커상의 영예를 안으며, 대한민국 문학의 힘을 보여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