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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또오해영' 우리가 진짜 원했던 '일상방해' 멜로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11 09:5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태양만큼 뜨거웠던 후예들도 끝까지 해내지 못한 일상방해 멜로를 '츤데레 커플'이 해내고 말았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박해영 극본, 송현욱 연출) 4회에서는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무는 오해영(서현진)과 박도경(에릭)의 모습이 그려졌다.

필연적으로 집에서 방생된 오해영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박도경. 이웃사촌이 된 두 사람의 관계는 박도경의 누나인 박수경(예지원)과 돈만 밝히는 어머니 허지야(남기애) 덕분에 빠르게 가까워져 로맨스의 불을 지폈다.

직장상사인 이사도라(예지원) 때문에 심신이 지친 오해영은 집 앞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며 피로를 풀려 했지만 눈물겹게도 편의점에서 이사도라를 만났다. 울며 겨자 먹기로 이사도라 집에서 술판을 벌이게 됐고 운명적으로 그들 앞에 박도경이 나타났다. 사실 직장상사 이사도라는 박도경의 누나였던 것. 이제서야 모든 정황이 파악된 오해영은 창고 방에 이사 온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급급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박수경을 속이는 데 성공한 오해영이지만 박수경이 박도경에게 오해영을 바래다주라고 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함께 밤길을 걸었다. 오해영은 결혼식 날 차인 지 1년이 됐다는 박도경을 향해 "절망적이네. 1년이 지나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여전히 불행하다니. 그쪽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불행하다고 써 있거든요. 눈빛에도 숨소리에도 불행이 뚝뚝 떨어져. 심지어 옷도 불쌍해 보여. 신발도. 막 안아주고 싶게 측은하고 불쌍해요. 본인만 몰랐지 본인 불상한 거. 그런 걸 감정 불구라고 하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자신보다 더 처참하게 버림받은 박도경이 안쓰러웠던 오해영이었고 자신의 방식대로 위로하고 싶었던 오해영이다.

박도경 못지않게 무심한 듯 보였지만 사실 속내는 박도경 못지않게 따뜻했던 오해영. 그는 어머니 때문에 상처받은 박도경을 또 한번 위로했다. 자신을 돈줄로만 여기는 어머니를 보며 서글퍼진 박도경은 일로 슬픔을 잊기 위해 근처 공원으로 뛰쳐나갔다. 오해영은 그런 박도경을 따라나섰고 천천히 박도경의 마음을 보듬었다.

상처로 상처를 치료한 오해영과 박도경은 이후 허한 마음과 배를 달래기 위해 국수를 먹기로 했다. 따끈한 국수를 보며 입맛을 다신 오해영은 "난 왜 술만 마시면 이런 게 당기는지 몰라요"라며 꾸밈없이 국수를 흡입했다. 이에 박도경은 "먹는 거 예쁜데?"라며 진심을 전했고 오해영은 박도경의 진심에 놀라 토끼 눈이 됐다. 이런 상황이 민망해진 박도경은 "결혼할 뻔한 남자가 그랬다며. 먹는 거 꼴 보기 싫어졌다고. 괜찮다고. 먹는 거"라며 까칠하게 대답했지만 이 한 마디는 불행했던 오해영을 단숨에 행복하게 만들었다. 진심을 전할수록 까칠하게 대답하는 박도경이 고마운 오해영은 "왜 변명하는데요?"라며 입을 삐죽였고 박도경은 "심쿵한 것 같아서"라고 응수했다.

이날 '또 오해영'이 선보인 로맨스는 시청자에게 평범하지만 특별한 설렘을 안겼다. 헬기를 자가용처럼 이용하는 능력, 심정지 당해도 벌떡 일어나는 체력, 황무지에서도 빛나는 미모는 없었지만 꽤 따뜻한 로맨스를 펼쳐 파동을 일으켰다.


불사신 같은 남자와 로맨스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시청자가 진짜 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판타지가 아닌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사랑 이야기다. 자취하는 나를 위해 자신의 신발을 현관에 놓아줄 수 있는 마음, 복스럽게 밥을 먹는 모습에 '예쁘다'고 말할 줄 아는 용기, 무엇보다 오직 나에게만 다정다감할 줄 아는 센스가 시청자의 일상을 방해하게 만드는 진정한 멜로인 것. '또 오해영'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또 오해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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