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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토크②] 이병훈PD "진세연의 열정과 욕망, 옥녀 위해 준비된 배우"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05 11:57


☞이병훈 PD [출장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출장토크에 응해준 이병훈 PD. 기자들이 전한 초대장을 들고 환히 웃습니다.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톰 소여의 모험,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같은 조선시대 사극이라니. 이병훈 PD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점점 더 '옥중화'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고 맙니다.

"사람들이 어두운 감옥에 관심을 가질까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실 많이들 보는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도 감옥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 아닌가요? 폐쇄된 공간에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옥중화'에서도 그려질 예정입니다. 지금과 똑같아요. 감옥에는 온갖 인간군상이 다 모이죠. 그리고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감옥에 많이 들어갔어요. 선비도 직언하면 감옥에 들어간 시대였으니까, 감옥 가는 것이 부끄러운 시대도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옥중화'는 정치적으로 꽤나 복잡했던 명종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PD는 "옥녀라는 가상의 인물과 관계없이 소개하고 싶은 인물이 문정왕후"라고 말합니다.

"문정왕후의 아들인 명종은 평생을 어머니에 치여 살았죠. 그러다 어머니가 죽고나서 정치 개혁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2년 만에 죽고 맙니다. 살아 있는 동안 어머니 뜻에 저항하지 못하고 살았고 간접적으로나마 저항을 하는데 약한 나머지 휘둘리는 인물입니다. 명종이 왜 어머니 때문에 고생하게 됐는지, 문정왕후가 얼마나 나쁜 여자였는지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병훈 PD는 고증에 굉장히 예민했습니다. 사극에서 고증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작품을 만들면서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니 "고증은 열심히 하고 있냐"고 누군가 질문하면 어떻게 답을 해야할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조심스러운 거죠. '옥중화'는 주인공 옥녀가 가상인물로 등장하는 만큼 조금은 고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테지만 그는 여전히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고스란히 2016년에 소환시키는 작업에 공을 들이는 듯 보였습니다.


이영애 한효주에 이어 이병훈 PD의 뮤즈가 된 진세연이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단아한 미모를 뽐내는 모습입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또 이 PD는 사극을 통해 전세계에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전하는 것에도 상당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허준'으로 내의원, '대장금'으로 수랏간을 대대적으로 조명한 그는 이번 '옥중화'를 통해서는 외지부 제도에 스포트라이트를 줍니다.

"외지부 제도는 오늘날 민간 변호사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출발했는데 조선 태종이 활성화시켰고 갑오개혁에 없어집니다. 법을 잘 모르는 백성들이 외지부를 활용했죠. 그런데 피고의 억울함을 증명하는 외지부가 정부 입장에서 볼 때 재판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했어요. 어떤 시대에는 외지부가 도성 밖으로 쫓겨난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결국은 다시 만들어집니다. 왜냐? 필요해서 만들어진 제도이니 필요한 사람들이 또 있기 마련이니까요. 아무래도 임금이 훌륭하면 활성화되고 임금이 부실하면 흐지부지 되는 제도이긴 하죠. 우리 드라마에도 이런 과정들이 그려질 예정이에요. "


캠핑카에 오른 이병훈 PD는 그의 사극 인생사에 대해 장시간 이야기 했습니다.

이처럼 탄탄한 고증과 흥미로운 소재를 50부로 이끌어가게 될 배우들은 누구일까요? 옥녀 역의 진세연과 윤태원 역의 고수입니다.

"사실 배우들은 긴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아요. 16부작을 가장 좋아하죠. 석 달만 고생하면 끝나니까요. 50부작은 8~9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고생하고 특히나 제 작품이 고생 많이한다고 소문이 많이나서요, 하하. 사극은 수염도 붙여야 하고 한복도 입어야 하고 가채도 써야 합니다. 현대물은 더우면 실내에서 찍을 수도 있지만 사극은 그게 안되죠. 그래서 더더욱 저는 '하고 싶어하는 배우'와 함께 하려고 합니다. 전력투구를 할 수 있는 배우 말이죠. 그렇지만 또 신인은 함께 하기 힘들어요. 적어도 미니시리즈 두 세 편을 한 배우들이어야 50부작의 연기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병훈 PD의 사극은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비중이 70~80%에 육박합니다. 이번에는 진세연이 그 주인공이 됐죠.

"옥녀가 연기 못하면 망하는 드라마에요. 평범한 연기도 아니잖아요. 곤경에 처하고 극복하고 온갖 상황에 처하는 인물이니까요. 일단 아역 배우인 정다빈이 참 잘해줬어요. 연기도 잘 하는데다 성격도 사근사근해 스태프들이 사랑스러워했어요. 진세연 씨는 사실 처음에 걱정했어요. 그동안 출연한 드라마 '닥터이방인', '각시탈', '감격의 시대'에서 모두 어두웠기 때문이에요. 우리 드라마는 특히나 감옥을 무대로 하는 만큼 밝은 배우가 연기를 했으면 했거든요. 그런데 미팅을 하고 나서 나도 그렇고 작가도 마음에 딱 들었죠. 너무나 밝았거든요."

이병훈 PD는 또 진세연이 미팅 이후 직접 문자를 보내 자신이 옥녀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구구절절 말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옥녀를 하기 위해 준비된 배우같았어요. 자기가 옥녀를 해야하는 이유를 줄줄이 이야기 하는데 안 된다고 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연출자 입장에서도 행복한 것이 드라마를 진짜 하고 싶어하는 배우가 하는 거예요."

같이 일하면서 점점 신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진세연에 대한 칭찬이 끝난 뒤, 이번에는 2회 방송에서 짧은 등장만으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고수에 대한 칭찬으로 이어집니다.

"고수 씨는 항상 어둡고 슬프죠. 제가 늘 미간에 주름을 없애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고수 씨는 늘 웃고 있으라고 했어요. 긴 서사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심각하면 드라마의 활력이 떨어지니까요. 그런데 보면 볼수록 고수 씨가 갖고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가 있어요. 7~8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의 송중기처럼 대단히 인기 있는 배우였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고수에 대한 그런 향수를 가지고 있어요. 참, 그러고보면 고수와 진세연은 실제로는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 둘이 함께 서 있으면 전혀 알 수 없어요. 굉장히 잘 어울리죠."

출장토크③에서 계속

sypova@sportschosun.com soulhn1220@sportschosun.com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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