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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엄앵랑 신성일 부부의 사랑, 드라마틱하면서도 동시에 공감을 샀다.
이날 방송에서는 남편 신성일이 엄앵란과 합가를 하겠다고 선언을 한 뒤,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부부의 모습이 중심이 됐다. 이 같은 합가 선언의 발단은 지난 겨울 엄앵란이 유방암 수술이었다. 신성일은 아내를 직접 간병하겠다는 이유로 집에 들어오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엄앵란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는 젊은 시절, 신성일의 외도 등으로 받은 상처로 여전히 마음의 문을 굳게 닫혀 있다. 엄앵란은 "서로 자유롭게 살자 고요. 꼭 붙어살아야 하는 것만은 아니지 않나. 경아 아버지도 들어 오면 답답해서 못 살 거예요"라고 합가에 반대하는가하면 "누구든지 나갈 땐 마음대로 나가도 들어올 때는 맘대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에요. 그게 예의에요"라고 일침하기도 했다.
방송 말미 엄앵란은 "제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기둥이에요. 기둥은 쓰러지지 않거든요. 그리고 변하지 않거든요"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엄앵란은 별거 이후 처음으로 신성일이 사는 영천 집을 찾은 엄앵란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신성일은 직접 죽을 쑤어 대령했으며, 엄앵란과 손을 잡고 산책을 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의 사연은 '휴먼다큐 사랑' 속 가족들과 달라 보이면서도 실은 가장 닮아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결혼했지만,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은 멀어진 거리에 익숙해져 버리는 부부의 모습. 뒤늦게나마 다시금 거리를 좁혀 보려는 부부의 모습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가족들의 모습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았다.
'휴먼다큐 사랑' 기획을 맡은 김진만 PD는 앞서 "엄앵란과 신성일은 극과 극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더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편의 치매 부부처럼 살기가 더 어렵지 않냐"며 "이들은 톱스타지만, 아주 일반적은 부부의 모습도 갖고 있다"고 이들의 사연을 소개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비단 사과와 용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휴먼다큐 사랑'이 추구하는 것은 시간을 통해서 가족의 사랑을 되찾는 것"이라는 김PD의 말처럼, 완벽하지만은 않지만 뒤늦게나마 노력하고 있는 엄앵란·신성일 부부의 모습이 어쩌면 '휴먼다큐 사랑' 속 어느 사연보다 더 깊은 공감과 감동을 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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