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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옛날 예능인'들의 색다른 '요즘 예능' 적응기가 눈길을 끈다.
▲ '내가 곧 트렌드다' 이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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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거ㅣ 이경규의 만남은 '신의 한 수'였다고 할 정도로 놀라운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이경규는 앞서 MBC '무한도전' 예능총회 특집에서 "나이가 들면 누워서 방송하면 된다"라며 장수 방송인으로서 야망을 드러낸 적이 있다. 이후 그는 '마리텔'에서 실제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을 선보이며 절묘한 '언행일치'를 보여줘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경규는 이후에도 '낚시', '승마' 등 다양한 소재를 가져와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 3주 연속 '마리텔' 1위를 차지했다. '박명수가 '웃음 사망꾼'으로 곤욕을 치르고 정준하가 긴장해서 진땀을 뺐던 '마리텔'에서 이경규는 날카롭게 프로그램의 핵심을 파악,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며 '옛날 예능인'의 저력을 과시했다.
▲ '옛날 예능인? 이 또한 캐릭터' 강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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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만약 누구보다 빨리 인터넷 예능에 적응해 '신서유기'를 주도 했다면 어땠을까. 그 또한 나름의 재미가 있었겠지만, 이 같은 '옛날 예능인'의 모습은 모바일 예능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묘하게 엇박자를 이루며 웃음을 유발했다. 정작 자신이 출연한 '신서유기'를 인터넷에서 어떻게 보는지 몰라 제작진에 물어보고, 수위를 어느 정도로 조절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동생들에게 구박받는 강호동의 모습은 '1박2일'과 '스타킹' 등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어서 신선했다.
강호동은 최근 '신서유기2' 제작발표회에서 "방송 역량이 부족할 수 있지만 불편한 프로그램은 없다"라며 '옛날 예능인'이라는 평가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적응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와 더불어 '옛날 예능인'으로서 면모 또한 웃음 코드로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저를 '옛날 사람'이라고 놀린다. 현대 예능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라면서도 "힘들다는 듯 이야기하는데 '옛날 사람' 캐릭터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실은 좀 오락가락 하는데 동생들을 따라가려고 열심히 노력할테니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윤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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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수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김구라와 실명과 본관 등을 활용한 '구청개그'에 맞장구를 치는가하면, 설현과 광고계 뜨는 샛별로서 연대감을 강조하는 등 옛날식 개그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 자신에게 전성기를 가져다 준 김숙과 케미를 의식한 듯 "가끔 김숙이 무심하게 스킨십을 할 때 '심쿵' 할 때가 있다"고 고백, 역시나 옛날식으로 몸을 사렸는데, 김구라는 "돈이 그렇게 중요하냐. 쇼윈도 부부아니냐"고 돌직구를 던져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가장 핫한 캐릭터인 KBS2 '태양의 후예' 유시진(송중기)를 패러디 하는가하면, 파산동기로 특별 출연한 김구라·김성수와 함께 '셀프디스'를 선보이는 등 요즘 예능에도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MBC '일밤-진짜사나이' 중년특집으로 또 한 번 웃음을 예고하며 예능인으로서 제대로 '심폐 소생'했다.
이처럼 변함없는 열정으로 도전을 서슴지 않고, 때론 트렌드를 앞서기까지 하는 원조 예능 대세들의 '부활'이 반갑다. 이들 '옛날 예능인'이 앞으로 '장수 예능인'으로서 방송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오래오래 귀감이 되길 기대한다.
ran613@sportschosun.com / 사진=스포츠조선DB, JTBC,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