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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기승전 '송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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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좋다. 유시진은 아무나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일단 군복에 짧은 군대형 헤어스타일도 소화할 수 있는 외모가 갖춰져야 한다. 또 가벼울 땐 확실하게 가볍고 진지할 땐 한없이 진지한 이중적인 상남자의 면모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배우는 연기를 할 때 자신이 내면에 갖고 있는 부분을 버무려낼 수밖에 없기에 애초 이런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유시진 캐릭터를 완성해낼 수 없었다. 그런데 송중기는 동안 외모에 다부진 근육질 몸매를 갖춘 '베이글남'이기도 했고 싱크로율도 좋았다. 송혜교는 송중기와 유시진 캐릭터의 싱크로율에 대해 "정말 많이 비슷하다. 실제로 6개월 동안 촬영하며 지켜봤는데 조금 다른 점이라면 송중기는 유시진보다 속이 더 깊고 말을 더 못하는 것 같다. 솔직히 워낙 친하니까 촬영 전 준비하거나 할 때 계속 농담도 주고받고 장난도 많이 친다. 굉장히 어린 척 하고 현장에서 나를 노인네 취급하기도 했는데 결국엔 나한테 진다. 또 A형이다 보니 생각이 너무 많고 조심성도 많은 것 같다. 어떤 배우나 연기할 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가 갖고 있는 것들이 나온다. 유시진은 '송중기가 아니었으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딱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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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담금질 한다. 송중기는 "사전제작 드라마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유시진을 연기하며 대사 보다 대사가 없을 때의 감정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내 연기가 아쉬운 부분이 보인다. 내 생에 최고의 대본이었는데 잘 표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성 아닌 반성을 하고 있다. 겸손한 척 하는 게 아니라 솔직한 내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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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면 변한다'. 연예계의 불문율이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신인시절 생각 못하고 콧대만 세우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런 케이스는 롱런하지 못한다. 그러나 송중기는 다를 듯 하다.
일단 본인이 인기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국내에서나 아니면 해외에서나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나는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현재 방송과 차기작에 대한 생각 뿐이다. 나 자신을 다잡고 있다"고 말한다. 진심이 느껴진다.
더욱이 함께 고생한 스태프에 대한 배려심까지 갖췄다. 이번 '태양의 후예'는 김은숙 김원석 작가의 합작품이지만, 유명세 때문인지 김은숙 작가의 이름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기자회견에서도 꾸준히 김원석 작가의 합작품임을 강조했다. 또 "이응복 감독님이 내 생각에 동의해주셔서 연기할 때 편했다"는 등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송혜교 조차 "모든 여성분들이 유시진에게 빠져있다. 그런 것도 송중기의 모습이 있어서 그런 거라 생각한다.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다 아신다. 매너 좋고 스태프 하나하나 다 챙기고 신인 배우들 컨디션도 항상 체크하고 여배우도 배려해준다. 정말 최고의 남자 상대 배우인 것 같다. 나보다 어리지만 여러모로 내가 더 생각없이 행동할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 송중기를 보며 배워야겠다 느낀 점도 많다. 연기도 너무 잘한다. 그래서 많은 여성분들이 송중기와 유시진에 열광하시는 것 같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한 현장 관계자는 "송중기는 프로 의식이 강한 배우다. 항상 많은 아이디어를 준비해 오고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면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한다. 반면 분위기메이커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꽃미남 스타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니 선후배 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세심하게 챙겨주더라. 하도 짖궂어 장난꾸러기인 줄 알았더니 어떨 땐 정말 상남자처럼 무게감도 있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으려 노력하고 기분 파악도 잘하는 센스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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