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집방 열풍②] 헌집새집vs방품격vs렛미홈 '집방 3대 천왕'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3-07 11:02


헌집줄게 새집다오, 내방의 품격, 렛미홈 / 사진=JTBC, tvN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비슷해 보이는 집방 예능, 뭐가 다를까.

한 동안 '먹방(먹는 방송)' 열풍이 거세더니 최근 방송가에는 '집방(집 꾸미기 방송)'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형태는 다양하지만 집을 수리하거나 꾸미는 것을 소재로 한 예능만 해도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수방사)',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헌집새집)', tvN 내 방의 품격', 채널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 등 여러 편이다. tvN에서는 오는 4월 공간 재구성을 테마로 한 '렛미홈'도 준비 중이다.

많은 집방 예능 중, 보편적인 접근법으로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따라할 수 있는 정보에 초점을 맞춘 세 예능을 비교해 봤다. 인테리어 배틀 '헌집새집'과 인테리어 토크쇼 '내 방의 품격', 공간 메이크오버쇼 '렛미홈'이다.

언뜻 봐서는 이들 프로그램이 어떻게 다른지, 각기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 알기 어렵다. 비슷해보이지만 뜯어보면 완전히 다른 이들 예능 중 내게 맞는 집방 예능은 무엇일까.

JTBC '헌집줄게 새집다오' 2色 인테리어 배틀쇼


헌집줄게 새집다오 / 사진=JTBC
-키워드1 : 연예인

'헌집새집'이 여느 집방 예능들과 다른 점은 우선 연예인의 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여러 예능들이 일반인의 집을 변신시키거나, 이미 일반인이 스스로 꾸민 집에서 노하우를 배워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잡기 위해서다. '헌집새집'은 반대로 연예인의 집을 하나의 '샘플'로 활용해 인테리어의 예시를 전해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무래도 연예인의 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있을 것이고, 방송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좀 더 편하게 다양한 인테리어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예인과 토크를 통해 예능적인 재미도 더한다.

연예인 중에서 매회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춰 게스트를 선정한다.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너무 크거나 화려한 인테리어로 치장된 집은 제외된다.

성CP는 "프로그램의 핵심이 인테리어인데, 아이방, 부엌, 거실, 침실 등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 같은 침실이라도 신혼부부냐, 중년부부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 20대가 원하는 인테리어와 40대가 원하는 그것이다르다"며 거기에 맞게 게스트를 찾는다고 말했다.

-키워드2 : 배틀

제작진은 연예인의 집을 하나의 샘플로 보고 있다. 연예인 집을 굳이 스튜디오로 끌고 오는 것, 그리고 인테리어 배틀 형식을 취하는 것은 하나의 집을 꾸미는 하나 이상의 방법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CP는 "인테리어 프로그램은 '이런 집을 바꾸는데 이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건데, 실생활에서 인테리어는 고를 수가 없다. MBC '러브하우스'도 그렇고,대상이 되는 집은 하나니까. 하나의 집을 꾸미는 방법을 하나밖에 보여줄 수 없는 것"라며 "그래서 배틀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둘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하는 거다. 시청자에게는 샘플을 두고 꾸미는 두 가지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vN '내 방의 품격' 셀프 인테리어 토크쇼


내 방의 대표 / 사진=tvN
-키워드1 : 토크쇼

'내 방의 품격'은 직접 시공을 하지 않는 인테리어쇼라는 점에 차별화가 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일반인 '방스타'를 초빙해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시청 포인트. 야외 촬영은 거의 배제하고 있지만, 스튜디오에서 문에 페인트를 발라 보거나, 벽에 구멍을 뚫기도 하는 등 시범을 보이기도 한다. 타 예능에 비해 정보 전달에 집중한다.

김종훈PD는 "집방 예능의 경우 '비포&애프터쇼'가 주류다. 하지만 요즘 시청자들은 자기 일이 아니면 크게 관심을 안 갖는 것 같다. 과거에는 TV가 주는 판타지에 공감하고 스토리에 집중했는데, 요즘 시청자들은 자기가 관심이 있고 도움이 되는 것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인테리어 정보를 다루는 토크쇼로 가면 어떠냐로 출발했다. ENG(야외 촬영)를 빼고 스튜디오에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성공담을 들어보면 어떨까. 그게 첫번째 취지였다"고 프로그램 배경을 밝혔다.

토크를 위해서는 다른 프로그램 보다 진행자들이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더 갖추고 있어야 했다. 김PD는 "요새 프로그램들 추세가 시청자들도 아는 얘기를 하는 것보다, 좀 더 전문성 있게, 깊게 들어가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라며 "'내 방의 품격'은 4명의 진행자들이 각기 인테리어에 대한 지향점이 다르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견해가 부딪히면서 다른 정보가 발생되기도 하는 재미가 있다. 그런 것이 오히려 프로그램과 잘 맞는 것 같고, 차별화 포인트라고도 본다"라고 MC섭외 배경도 설명했다.

-키워드2 : 방스타

'내 방의 품격'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의 집을 사례로 소개하고, 좁은 집을 넓게 보이게 하는 인테리어, 가성비가 좋은 소품 등으로 공감대를 잡았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시청 타깃으로 하고 있다.

김PD는 "요즘 온라인 집들이가 유행이다. 블로거들이 비포&애프터 인테리어 사진을 올리고, 포털 리빙 섹션에도 그런 게시물이 많이 올라온다. 경제적인 이유로 가성비에도 관심이 많다. 인테리어를 업자에 맡길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스스로 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았다"라면서 "전문 업체에 의뢰하더라도 개인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라며 시청층에 대한 확장 가능성을 덧붙였다.

특히 일명 '방스타'(인스타그램+방의 합성어로, 셀프 인테리어로 화제를 모은 온라인 스타)로 불리는 이들의 섭외가 프로그램의 한 축을 담당한다. 혼자 힘으로도 충분히 집을 바꿀 수 있다는 방스타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따라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방송을 보면 이렇게 자신의 집을 정성들여 꾸미고, 그 비법을 공유할 준비가 된 '방스타'들이 많다는 것이 새삼 놀랍게 다가온다. 김PD는 '방스타'들의 등장에 대해 "실제로 만난 방스타들은 1, 2년을 살아도 내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데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집꾸미기에 수고를 아끼지 않더라"라고 소개했다.

특히 '온라인 집들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인테리어 공사하면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하는데, 방스타들은 대개 6개월에서 1년반 정도 걸린 분들이 많다. 전문가가 아니니까 하나 하나 살면서 고쳐나가는 거다. 주거 공간에 대한 애정이 많고, 그렇기에 인정받고 자랑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tvN '렛미홈' 공간 메이크 오버쇼


렛미홈 / 사진=tvN
-키워드1 : 공간

4월 중순께 방송 예정인 새 프로그램 '렛미홈'은 인테리어 보다는 공간 활용에 집중하는 집방 예능이다. '내 방의 품격'이나 '헌집새집'이 집을 꾸미는데 얼마를 들였는지, 어떠 식으로 꾸몄는지 노하우 중심이라면, '렛미홈'은 집이라는 공간의 활용 방식과 관리법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박현우PD는 "예를 들어 안방을 꼭 안방으로 쓸 필요없다는 것"이라며 "안방을 거실로 쓸 수 있고, 안방을 부모가 아닌 아이들이 쓸 수 있다는 얘기다. 공간 활용에 대한 얘기에 추가적으로 인테리어 얘기가 들어가는 것이지 인테리어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라고 소개했다.

청소나 수납에 대한 얘기가 다뤄질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PD는 "인테리어로 국한된 것이 아닌 집에 대한 종합적인 얘기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키워드2 : 가족

'렛미홈'의 또 다른 차별점은 집이라는 공간이 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명하는 부분이다. 집에 변화를 도모하는 일반인 가족들의 사연을 모집하고, 출연자를 선정해 전문가들과 함께 집을 바꿔나가는 형식이 될 예정.

박PD는 "거실, 안방, 아이방 등 공간에서 일어나는 가족간의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DIY, 셀프 인테리어에 대해 다루기 보다는 가족에 맞게 공간을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기존 인테리어 예능과는 다를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분은 수납이 걱정이어서, 어떤 분은 스스로 꾸며 보려다 잘 안 돼서 신청하는 분도 있다. 대가족이라서 공간을 나누는데 대한 고민으로 신청하는 분도 있다"라며 "집에 대한 고민, 공간을 바구고 싶다는 고민이 있는 가족들이라면 누구라도 신청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언뜻 가족의 사연을 받아 집을 고쳐주던 MBC '러브하우스'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성격이 사뭇 다르다. '러브하우스'가 어려운 환경을 쾌적하게 바꾸는데 의미를 뒀다면, '렛미홈'은 공간에 대한 생각을 바꿔보자는 메시지를 중시한다.

박PD는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예를 들며 가족이 사는 공간에 대한 생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는 개념에 집중한다. 리퀘스트적인 부분 보다는 공간 활용에 대한 코드를 가지고 간다"라며 "요즘 아파트도 다 구조가 똑같지 않나. 거실, 안방, 화장실. 좀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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