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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떤 멜로보다 절절하고 쿨했던 '육룡이 나르샤'가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야말로 열 멜로 안 부러웠던 '육룡이 나르샤'였다.
독자 노선을 택한 이성계의 뜻의 따라 정도전은 홍인방에 맞설 묘책을 생각해 냈고 그 방법 중 하나로 통일신라 때부터 명맥을 유지해온 정통의 해동갑족과 연합을 맺으려 한다. 해동갑족의 연합으로 당파의 세력을 확장하겠다는 것.
정도전과 마찬가지로 홍인방 역시 해동갑족과 연합해 고려 내 세력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자신의 셋째 아들을 해동갑족 황려 민씨의 여식, 민다경(공승연)과 혼인을 시키려 사주단자를 건넸다.
어렸을 적 분이와 인연을 알게된 유아인은 "네가 관아에 불 지르고 나올 때부터, 네가 내 웃통을 벗겨간 그때부터, 네가 날 피해 도망갔을 때부터 알았어. '쟤다. 쟤는 내 거다'"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마음이 흔들린 분이었지만 과거 오빠 땅새(변요한)에게 던졌던 모진 말이 떠올라 이방원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앞서 땅새는 연희(정유미)를 버리고 도망쳤고 이를 본 분이가 "같이 죽었어야지"라며 그의 오빠를 원망한 바 있다.
분이는 "나는 네 거 할 생각 없어. 생각해보니까 이방원인 거 진짜 마음에 안 든다. 우린 성도 없는 사람이고 넌 귀족이다. 너 같은 사람이랑 연모로 엮인다면 내가 무슨 경을 칠지 눈앞에 훤히 보인다"라면서 이방원을 밀어냈다.
분이의 쿨한 거절이 그저 수줍음 때문인 줄 알았던 이방원. 그는 계속해서 분이의 마음에 돌을 던졌다.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씩씩해. 이렇게 씩씩하고 멋진 사람은 너밖에 없어"라며 "나는 지금 네 가족이 되고 싶고 연인이 되고 싶어"라고 절절한 구애를 펼쳤다. 분이의 마음에 강속구를 던진 이방원에 미친 듯이 흔들린 분이. 그렇지만 그는 끝내 "싫어"라는 대답을 던졌고 이에 이방원은 좌절했다.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분이가 못내 서운하고 미워진 이방원. 때마침 이성계 세력은 해동갑족과 연합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이를 본 이방원이 민다경과 혼인을 하겠다고 나서 분이를 또 한 번 흔들었다. 질투를 유발하고 싶은 이방원의 고약한 성격이 당찬 분이를 자극했다.
질투를 숨길 수 없는 분이를 본 이방원은 "내가 화난 이유를 알 것 같다. 네가 날 거절해서가 아니라 네 거절의 이유가 날 화나게 한 거다. 내가 귀족인 거 알면서도 내 뺨부터 때리고 보던 애였다. 네가 죽을 수도 있는데 언년이 제사 지내겠다고 관아에 불 지르던 애였다. 신분 때문에, 첩하기 싫어서가 아니었어. 그 거짓말이 날 화나게 했다"며 분이에게 진짜 이유를 물었다.
이방원의 도끼질에 자신의 마음을 더는 숨길 수 없었던 분이는 "내가 너를 사랑은 하는 것 같다"며 예상치 못한 대답을 털어놨고 이방원은 얼굴이 새빨개지며 "너 죽을래?"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어 "너 진짜 사랑해. 난 도저히 어쩌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너를 사랑할 것 같다"라며 다짐했다.
시속 170km 강속구를 던진 이방원의 고백. 이를 받아낸 분이의 담대함과 쿨함이 지난밤 시청자의 마음을 불태우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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