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무릇 예능천하를 읽지 않은 자와는 '무도'를 논할 수 없다,했다.' 지상파 채널은 물론, 신흥 세력으로 떠오른 종편과 케이블 채널까지 현대 예능은 춘추전국시대. 시청률 경쟁이 과열될수록 예능인들의 삶은 더 치열해지는 법. 난세가 영웅을 낳는다고 했던가. 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유재석,강호동, 신동엽, 이경규, 이휘재를 비롯해 신흥 예능 대세들에 이르기까지 흥망성쇠로 본 예능 영웅담을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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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가 자신에게 채워졌던 족쇄가 3년 만에 풀리는 순간 바로 고향에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3년간 보여준 그의 놀라운 성장 때문이라 하겠다. 사실 그는 아나운서 시절부터 뼛속부터 타고난 자신의 끼를 주체하지 못했다. 정갈한 양복을 차려입고 뉴스 데스크에 앉아 있는 대신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루시퍼' 댄스를 추며 '무시퍼'가 되길 희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큰 물을 찾아 떠나는 그의 프리선언은 그리 놀라운 수순은 아니었다. 하지만 놀라운 예능감으로 똘똘 뭉친 그에게도 크나큰 걸림돌이 있었으니, 바로 '비호감'이라는 꼬리표다.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믿기지 않는 촐싹거림과 방정맞은 웃음소리, 부담스러운 아이돌 커버 댄스까지 그의 예능 색깔에 다수의 대중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용감무쌍한 사내는 앞만 보고 끝까지 자기 길을 걸어갔다. '비호감' 꼬리표를 떼기 위해 몸을 사리고 이미지를 바꾸려는 무리수를 두려고 하기 보다는 촐싹거리는 자신의 예능색을 살리고 여기에 아나운서 출신의 깔끔한 진행 실력과 뭐든지 열심히 하는 성실성과 끈기, '뇌섹남'의 이미지까지 한 숟갈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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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도 돌아섰다. '비호감'인 그에게 눈과 마음을 돌렸던 대중들의 시선은 어느 새 그에게 쏠렸고 곧 따뜻해 지기 시작했다. 그와 관련된 온라인 게시글에 달리던 악의적인 댓글들은 어느 새 그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 특히 '비정상회담' 몰래 카메라에서 그가 어려운 사정에 처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동료 줄리안에게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큰 돈을 빌려주며 줄리안의 안위를 걱정하던 '유정(有情)'한 모습은 '예능인'이 아닌 '인간' 전현무의 성품까지 그대로 드러내게해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그렇게 그는 노력과 성품으로 쉽게 바뀌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조금씩 자기에게 돌리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더 반가운 것은 그의 시대가 앞으로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거다. 그가 시시각각 흐름이 변하는 변화무쌍한 예능판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쓰임이 많은 예능인'이기 때문이라 하겠다. 현장에서 전현무를 지켜본 한 예능국 관계자는 전현무에 대해 "맛있게 요리가 가능한 예능인"이라고 표현했다. 이 관계자는 "깔끔하고 유쾌한 진행 능력은 물론 아나운서 출신 예능인들이 소화할 수 없었던 몸개그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예능에서 감히 자신을 버리고 망가지는 '비호감'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토크쇼, 버라이어티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에 잘 쓰일 수 있는 예능인이라는 얘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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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원 기자 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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