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2년 마다 열리는 가요제 때마다 '포텐'을 터뜨린다"
|
길과 함께 '뚱스', 데프콘과 함께 '형돈이와 대준이' 등 힙합 듀오를 결성한 정형돈의 힙합 사랑은 이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MC빡돈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에픽하이와 함께 '삼자돼면'을 결정해 올림픽대로 가요제에 참가했다. 이 때만해도 아직 '정형돈 암흑기'의 그림자가 채 가시지 못했던 시절. 하지만 정형돈의 예능감은 가요제를 만나 꿈틀대기 시작했다. 특히 중간 평가 때 정형적인 갱스터 랩 비트에 맞춰 "마더, 파더, 기브 미어 원 달러, 엄마 아빠 1200백원 주세요. 엘리뇨, 라니뇨, WTO yeh'라는 황당한 가사의 랩 '전자깡패'를 선보여 주변을 쓰러뜨렸다. 참가곡은 귀여운 느낌의 '바베큐'가 선정됐지만, '전자깡패'에 대한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에 타블로는 온라인상에 '전자깡패' 음원을 배포하기도 했다.
|
정형돈은 일반 대중에게는 낯선 뮤지션이 정재형을 순식간에 '국민 피아노 요정'으로 등극시키며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파트너 선정단계부터 삐걱대긴 했지만 '톰과 제리'를 보는 듯한 '티격태격 케미'를 발산하며 지드래곤, 싸이, 이적 등 쟁쟁한 참가자들을 제치고 가요제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두 사람은 가요제 최초로 탱고라는 장르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가요제로 그치지지 않았다. '38회 한국방송대상 축하무대'에 올라 '순정마초'를 열창하며 박수세례를 받기도 했다. 방송 이후 정재형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예능 신생아'로서 발걸음을 뗏고 정형돈은 이때부터 '가요제의 신'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을 보는 듯한 달달한 케미를 자랑했다. 지난 2009년 가요제때 박명수와 커플이 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지드래곤은 정형돈으로 파트너를 갈아타고(?) '예능 포텐'을 터뜨렸다. 서로를 상대로한 은근한 '밀당'은 자유로 가요제 준비 과정을 지켜보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였다. '미친 케미'를 자랑하던 이들은 그해 방송연예대상에서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의 출연자들을 모두 제치고 베스트 커플상까지 수상했으며, 이때의 인연을 계기고 지드래곤은 빅뱅 멤버 처음으로 정형돈이 진행하는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에 출연하기도 했다. 형용돈죵은 다시 보고 싶은 '무한도전' 가요제 조합 1순위로 꼽히고 있다.
|
"참가자 중 유일하게 스타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스타로 만들어주려고 택했다"는 정형돈의 말이 실현되고 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팬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던 밴드 혁오는 정형돈을 만나 메이저 온라인 음원차트를 집어 삼키고 있다. 국민 MC 유재석까지 두손 두발 들게 만들정도로 말이 없는 혁오 멤버들은 정형돈을 만나더니 점차 입을 트고 있다. "매일 같이 전화를 한다"는 밴드 혁오의 리더 오혁의 말에서 그들과 진정으로 친밀함을 형성시키고 싶어하는 정형돈의 노력이 그대로 묻어났다. 현재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이 달라 참가곡 선정에 있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정형돈과 혁오가 가요제 때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