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가면을 쓰니 그 사람의 진짜 목소리가 들린다.
16회까지 방송이 진행되고 5명의 복면가왕(파일럿 포함)이 탄생하는 동안, 수많은 복면가수들의 노래가 시청자들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감동을 선사했다. 다양한 무대가 있었지만, 시청자들마다 기억에 남는 무대와 강렬했던 음악이 다를 것. 그렇다면 가수들을 직접 섭외하고 현장의 감동을 안방까지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연출자는 과연 어떤 무대를 가장 인상깊게 봤을까?
'오페라의 유령' =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김연우)+질풍노도 유니콘(배다해)
|
-방송일 : 5월17일 '복면가왕' 7~8회(4차) 1라운드
-민철기 PD "대중 음악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훌륭한 무대였다. 듀엣곡으로서 두 사람의 호흡도 굉장히 좋았다. 오페라 장르로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안방에 전했다는 점에서 최고의 무대로 꼽고 싶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신드롬이 시작된 무대였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보컬신' 김연우와 KBS2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서 놀라운 성악 실력을 보여줬던 뮤지컬 배우 배다해의 만남은 '복면가왕'이 아니면 보기 힘든 조합. '복면가왕'에서 볼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 못했던 오페라는 그 만큼 경이로운 무대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김연우는 판정단들이 성악가가 아니냐고 의심했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보여줬다. 김연우는 출연하는 내낸 록발라드부터 민요까지 놀라운 곡 소화력을 뽐냈는데, 오페라는 그 시작이었던 셈이다.
|
-민철기PD "'만약에 말야'는 선곡도 음색도 좋았다. 내가 저렇게 잘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 무대랄까. 들으면서 '아, 나도 저런 노래를 부르고 싶다, 저렇게 부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무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무대였다. 들을수록 참 좋았고 빠져드는 노래였다."
'복면가왕' 사상 최초 4연승을 기록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보여준 또 하나의 감동 무대. 김연우는 이 노래를 부르면서 특유의 맑은 음색 대신,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거친 음색으로 목소리를 변조해 놀라움을 안겼다.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그의 무대는 듣는 이가 노래에 푹 빠지게 만드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판정단으로 나섰던 B1A4 산들은 이 무대를 보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 '나도 저렇게 부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민PD의 말처럼, 임재범의 '고해', 플라워의 'Endless' 등을 잇는 올여름 남자들의 노래방 애창곡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 날아라 태권소년(권인하)
|
-민철기 PD "아이돌 여가수의 노래인데도 불구하고, 남자 가수가 멋지게 부를 수 있는 노래임을 깨달은 무대였다. 그것도 가슴 절절하게 말이다. 노래를 듣고 많이 놀랐다. 원곡과는 다른 맛이 있을 뿐 아니라, 색다른 깊이감이 있었다. 삶의 연륜에서 느껴지는 애절함이 있더라. 나이가 있는 분들도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권인하 씨만의 남다른 곡 해석력에 또 한 번 놀랐다."
놀랍다고 밖에 할 수 없었던 무대다. 소녀시대 태연의 고운 목소리가 귓가에 '만약에'는 여성스러운 곡의 대표적인 예다. 남자인데다 중년의 가수인 권인하가 태연의 노래를 선곡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으랴. 권인하는 자신만의 색이 있는 '만약에'를 통해 연륜과 내공을 제대로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여전한 가창력과 더욱 깊어진 감성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대지마' = 자체검열 모자이크(솔지) + 자체발광 14K(신보라)
|
-민철기 PD "파워풀한 여성 보컬들의 쭉쭉 뻗는 고음이 인상적이었다. 신보라 씨는 음반을 내기도 했지만 이렇게 힘있는 노래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볼 수 있었고, 솔지도 그룹 활동 때와는 다른 매력의 노래를 보여줬다. 듣는 내내 시원함이 느껴졌다. 파일럿 방송 때 했기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복면가왕' 파일럿 방송에서 우승을 차지한 솔지와 개그우먼이면서 가수로 활약 중인 신보라의 듀엣 무대. 두 사람의 이색 조화 또한 흥미로웠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것으로 알려진 신보라였지만, 에일리의 '손대지마'를 통해 파워풀한 가창력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다시금 놀라게 했다. EXID 솔지는 아이돌 가왕의 등장으로 주목받으며 걸그룹 멤버로서 뿐 아니라 실력있는 여성 보컬로 재조명됐다. 솔지는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너만을 느끼며' = 철물점 김사장님(홍석천) + 상암동 호루라기(블락비 태일)
|
-민철기 PD "홍석천 씨의 중저음이 반전이었다.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 무대다. '시청자들이 알까, 모를까' 가슴 졸이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방청객과 판정단이 눈치 채지 않을까 긴장하면서 녹화했다. 그런데 정말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시더라."
가면을 벗은 홍석천의 모습이 큰 반전이 됐던 무대다. 중저음의 음색과 힘이 있는 발성으로 부른 '너만을 느끼며'는 평소 나긋나긋한 말투의 홍석천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 듀엣 대결에서 홍석천을 꺾고 3라운드까지 올라간 상암동 호루라기도 아이돌인 블락비 태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화제를 모았다. 태일은 '복면가왕'을 통해 가창력 뿐 아니라 리듬감까지 갖춘 보컬이라는 평을 받으며 실력을 입증했다. '너만을 느끼며'는 그런 두 사람의 개성있는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ran613@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